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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여신모임 3기 : 6> 자기돌봄의 모성으로 나아가기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여신모임 3기 2018 가을

<여신모임 3기 : 6> 자기돌봄의 모성으로 나아가기

고래의노래 2019. 3. 1. 13:22

 <내 안의 여신찾기> 여섯번째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우리는 '엄마'라는 역할 속에서 우리 자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았습니다.


 내가 되고자 했던 '엄마의 모습'과 현실 속의 내가 너무 달라 괴롭기도 했고, 아이를 낳기 전에는 구체적인 엄마상이 없다가 주어지는 역할과 기대 속에서 '과연 이게 맞는걸까?'의문이 들기도 했지요. 또 친정엄마에게 내가 당연하다 여기는 엄마상을 강요하기도 하고 다른 엄마들을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획일적인 모성에서 벗어나 자기돌봄의 모성으로


 '모성'이 본성인지 사회적 학습의 산물인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요즈음만큼 '획일적인 모성'이 강요되는 시대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 '여성'에게 주어지는 분명한 성역할은 존재했지만 그 안에 '엄마'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전래동화에서도 자식과 부모의 관계는 대부분 자식들의 '효'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요. 그런데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고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 관계의 범주가 극단적으로 축소되면서 '모성애'가 중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에 심리학 분야에서 등장한 '애착이론'은 이러한 분위기에 학문적 근거가 되어주었지요. '이상적인 어머니상'이 명확해질수록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자괴감과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엄마들이 많아졌고 우리는 더 이상 '엄마로서의 나'에 대해 믿지 못하게 되버렸습니다. 이제 엄마들은 육아전문가들의 가이드를 받지 않으면 불안해집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욕구를 위해 부모의 욕구가 뒤로 미뤄지는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아주 기본적으로 아이가 배가 고파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아이가 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완벽한 어린시절'이나 '기대되어지는 모성'의 실현을 위해 외부의 요구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자기돌봄'이라는 내면의 이야기를 무시되게 됩니다.

 

 

 위 그림은 리키 뮤지카라는 작가의 'multitasking'이라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작품소개에 생명을 양육하는 모든 어머니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작품을 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감동적이었던 건 '자기자신'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그 부분에서 당당한 엄마의 모습이었습니다.


 저자는 자기희생은 건강한 모성애가 아니라고 잘라 말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죄책감을 가졌고 그러한 욕구를 갖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강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감정과 지적이 꽤나 불편하게 느껴졌지요. '엄마의 역할'이 어디까지이고 그래서 내가 주변에 요구할 수 있는 범주가 어느 정도인지, 내 욕구는 내 상황에서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는건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질문을 넣고 펼치면 정답이 주어지는 책이라도 있었으면 싶었지요. 결국 '모성애'라는 단어만 봐도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안나 프로이트는 "아이의 요구는 무한정하고 끝이 없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이를 절대로 만족시킬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아이와 어머니 모두 그 같은 의존성에서 벗어난다."고 이야기합니다. 완벽함은 수평선처럼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목표이며 결핍은 필연이지요. '상처없는 관계'는 닿을 수 없는 수평선 너머에 있습니다. 그 결핍을 통해 우리도 배웠고 아이들도 스스로를 알아가며 나아갈 것입니다.

 


그만하면 충분한 엄마


 모임에서 저는 스스로 갖는 이상적인 엄마상은 있지만 친정엄마에게 그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했지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 모임준비 노트를 보니 거기에는 모임에서 이야기하려고 했던 '한 위대한 인물의 어머니'의 특징이 적혀있었습니다. 마치 자판기처럼 '훌륭한 어머니'를 넣으면 '훌륭한 사람'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녀의 성품을 양육의 태도와 과하게 연결지어 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또한 제 어린시절의 상처에 대한 보상으로 '이상적인 엄마상'을 만들어간 것과 친정엄마에 대한 해소되지 않는 감정들이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네요.
 우리는 '진짜 내가 누군인지' 알아가면서 혼란스러움 가운데에 있습니다. 주어지는 답이 아니라 힘들어도 나만의 답을 알아가고자 하는 그 모습 그대로 우리는 '그만하면 충분한 엄마'들이 아닐까요.


 다음 번 모임에서는 '의학적 치료를 통한 최대의 효과' (~495p)까지 읽고 만납니다. 내면의 치유를 위해 어떤 실질적인 접근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아요. 이번 모임에서도 파도치는 감정들과 정답없는 모호함의 혼돈을 견딜 수 있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 주에 뵈어요~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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