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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여신모임 3기 : 5> 생식력을 우리의 언어로 정의내리기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 다섯번째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우리는 생식력과 생식력의 극적인 경험인 임신과 출산을 통해 우리를 바라보았습니다.
생명을 품고 세상으로 내보내는 능력은 오랜시간동안 인류에게 '위대한 능력'으로 여겨졌습니다. 다산은 풍요로움의 상징이었고 여신들은 창조의 신으로 추앙받았지요. 하지만 이렇게 경이롭고 중요한 능력이었기에 생식력은 개인의 것이라기 보다는 가족이나 사회의 공공력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못낳아서 내쫓기고
아들(또는 딸)을 못낳아서 무시당하고
너무 많이 낳는다고 둘만 낳으라고 했다가
둘도 많다고 하나만 낳으라고 했는데
이제는 왜 둘째는 안 낳냐며 참견하고
낳지 않기로 했다고 하면 비난이 쏟아지지요.
여성의 출산력을 시대의 상황에 맞게 통제하려는 움직임은 이렇게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습니다. 최근에는 '가임기 여성지도'로 정부가 여성의 생식력을 바라보는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생식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에게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거대한 축복이기도 했고 우리의 삶을 뒤흔들 수 있는 불안한 폭탄같기도 했습니다. 옛날에 임신과 출산은 여성들에게 유일하게 허용되고 인정된 창조성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우리 안의 힘이 단순히 생식력으로만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생식력은 우리의 놀라운 능력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지요.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생식력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우리의 언어로' 새롭게 정의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에게 생식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사회의 일꾼을 한 명 더 생산하는 차원의 일이 아닙니다. 임신은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한 결합'이고 우리는 우리에게 찾아온 모든 생명들과 뜨겁게 만났었습니다. 그 만남은 황홀한 희열을 선물하기도 하고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기도 했지요. 끝없는 잉태와 출산으로 이어져온 생명 역사의 일부가 된 것 같아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했고, 내 존재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에 안도감과 자부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때론 안타까운 이별에 눈물짓고 뿌리가 뒤틀리는 듯한 혼란스러움와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요. 어느 만남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변화시킨 만남들
위 사진은 트레이시 에민의 '나와 함께 잤던 모든 사람들' 이라는 설치작품입니다. 텐트 안에 아플리케로 자신과 함께 잔 102명의 사람들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트레이시 에민은 어린시절의 지속적인 성학대와 성폭행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고 두 번의 낙태수술과 한번의 유산을 겪으며 심한 우울증 끝에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해요. 지난 번에 소개해드린 니키 드 생팔처럼 그도 이러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예술작업을 선택합니다.
자신의 내밀한 사생활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하는 그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성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목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말 그대로 함께 '잠'을 잔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붙여놓은 거라고 하네요. 거기에는 할머니와 엄마는 물론이고 태어나지 못했던 아이의 이름까지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찾아왔던 생명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변했습니다. 내 안의 새로운 창조성을 발견하기도 했고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상흔이 남기도 했지요. 그 변화가 어떠한 것이었든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태어나지 못한 만남이었다고 할지라도 그 만남은 우리의 삶에 영원한 흔적을 남겼지요. '존재한다'라는 건 '눈 앞에 살아있다'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여전히 의미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을 어떤 의미로 품을 것인지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 삶으로 해석해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그 만남들이 우리를 나아가게 합니다.
"살면서 내가 가장 오래 만난 사람이 나 자신이라면
이제는 매일 밤 침대에 함께 눕는 그 사람과
친밀함과 사랑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 '수용' 中에서 / 루피 카우르
나와 함께 누웠던 사람들을 떠올려봅니다. 나와 함께 가장 오래 만난 사람, 매일 밤 함께 눕는 '그 사람'도 떠올립니다. 그리고 내가 나 자신을 존재로 대면했던 적이 있던지 생각해봅니다. 누군가를 대할 때만큼 진지하게 나를 대한 적이 있는지, 나를 친밀하게 아끼고 사랑하고 보듬은 적이 있는지 말이죠. 조용히 누워 우리 자신과 만나볼까요? '잘 지내니?' 하고 가만히 물으면서.
다음 주에는 <폐경기> (~405p)까지 읽고 만납니다. 우리들의 엄마 그리고 미래의 우리와 함께 만나요. 이번 모임에서도 어려운 발걸음을 떼어 믿음으로 삶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서로에게 존재로 공명되는 만남을 함께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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