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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여신모임 2기 : 10> 여성의 인생주기에 나타나는 여신원형들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여신모임 2기 2018 봄

<여신모임 2기 : 10> 여성의 인생주기에 나타나는 여신원형들

고래의노래 2018. 12. 27. 22:54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 10점
진 시노다 볼린 지음, 조주현.조명덕 옮김/또하나의문화

 

 

<여성의 자아찾기, 내 안의 여신찾기> 열번째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여신 원형으로 나를 살펴보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하면서 생의 주요 기억들을 통해 내가 어느 지점에 가치를 두고있고 영향을 받고있는지 알아보고자 했어요.
생애 가장 행복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은 듣는 것만으로도 장면장면이 선명하게 눈 앞에 그려지며 마음이 따스하게 차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온전하게 받아들여졌던 유년시절, 서로를 뜨겁게 원했던 연애시절처럼 우리는 내가 타인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에서 충만한 행복을 느끼고 있었어요. 가장 불행했던 기억에 대한 것도 타인과의 관계로부터 기인했습니다. 오해로 인한 억울함,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보다 판단되고 이용당한 아픔이 이야기되었어요.

 

생애주기 관계 속에서의 우리


 이렇듯 생의 관계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식으로든 영향을 주는데 저자는 이를 '상처받기 쉬운 여신들'(헤라, 데메테르, 페르세포네)을 통해 설명합니다. 관계 속에서 자신을 정의내리고 역할을 통해 의미를 찾는 이 여신들은 행동을 이끄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지만 반대로 상처받기 매우 쉬운 원형들이죠. 헤라는 결혼의 수호신으로 남편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결혼에 대한 남편의 태도에 따라 한없는 충족감을 느끼기도,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데메테르는 모성의 여신이고 배려과 돌봄의 원형입니다. 페르세포네는 젊은 여인과 지하세계 인도자의 두가지 특성을 지닌 수동적이고 영적인 원형인데 그 두 특성간의 차이로 인해 성장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불편하고 서운한 점들을 나누면서 우리 안의 어떤 결핍때문에 남편에게 끌리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결혼을 결심했을 때 그것은 어떠한 의미였는지도 되돌아보았어요. 결혼, 출산이라는 인생의 주기를 거치며 우리는 자연스레 '관계 여신'원형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원형은 가족의 분위기와 사회적 가치관에 따라 강화되기도 하고 억압되기도 했죠. 때로 그것은 의심이 허락되지 않은 과정이었고 그래서 지금 돌아보니 내 자아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요구되는 원형의 틀 자체가 갑갑하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원형적 에너지가 내가 추구했던 가치와 부딪힐 때 그것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를 생각하면 이렇듯 항상 불편함이 느껴졌지요.

 

내가 나를 정의내린다면?


 내가 나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나에 대한 정답을 찾고자 방황하지요. 하지만 과연 나를 한마디로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위 그림은 모두 렘브란트의 자화상입니다. 렘브란트는 생전 100여점이 넘는 자화상을 그렸다고 해요. 그에게 자화상이란 마치 일생에 거친 자서전이나 마찬가지인 것이죠. 각각 23, 34, 63살의 렘브란트가 같은 구도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앉아 있습니다. 렘브란트는 초상화가로 일찌감치 성공하여 30살에는 이미 엄청난 부와 명예를 손에 쥐었습니다. 하지만 50세에는 재정적으로 파산하고 아내와 아이들까지 먼저 세상을 떠나는 등 불운이 이어지지요. 이 세명의 렘브란트가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누구인가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당신과 마주한' 나일 뿐입니다. 생의 한단면만을 인식하는 것이죠. 하지만 삶은 흐름이고 과정이기에 삶 전체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 모호함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게 아닐까요. 내가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관계에 휘둘리고 지금이라면 아니었을 선택을 했던 그 때의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또한 머리로는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상황이 나에게 주는 역할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삶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일 겁니다.

 몸과 감정의 메세지에 귀기울이고 각 여신원형에 스스로를 대입시켜 보면서 우리는 생의 여러 단면들을 인식하고 그것을 함께 꿰어나가는 중입니다. 이번 모임에서도 그 '삶의 바느질' 작업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다음 모임에는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끝까지 읽고 만납니다. 창조하는 여신 아프로디테를 우리 안에서 함께 이끌어내 보아요.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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