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내 안의 여신찾기

<여신모임 2기 : 7> 중년 이후의 나를 그려보기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여신모임 2기 2018 봄

<여신모임 2기 : 7> 중년 이후의 나를 그려보기

고래의노래 2018. 12. 19. 23:55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 10점
크리스티안 노스럽 지음, 강현주 옮김/한문화

 

 

<여성의 자아찾기, 내 안의 여신찾기> 일곱번째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우리는 주변에서 듣고 보았던 완경의 모습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완경에 대한 인식을 되돌아보고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들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완경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는 각자의 상황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월하게 잘 지나갈 것 같다며 막연하게 긍정하기도 하고 임신과 출산을 경험해보기 전에 선택의 기회가 닫히는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혜롭고 생기넘치는 완경기 이후를 기대하지만 막상 진짜 내 미래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에 '어떻게 나이들지 하는 것은 믿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불편하게 느껴지도 했지요. 

 

 

죄책감없이 메세지를 받아들이기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이러한 상태일 것이다.'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의 앞날에 대해 희망을 갖게하고 변화의 의지를 일으키다가도 한 순간에 죄책감의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사실 이것은 저자가 계속 우리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부분인데 책이 제시하는 이상과 지금 우리 현실과의 괴리는 잘못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우리 안에 이미 있는 힘에 대한 믿음을 찾으라는 메세지라는 것이지요. 이 점과 관련해서 우리는 책에 나온 이야기들 중 '질병의 원인을 찾는 것과 질병의 의미를 찾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감정에 솔직하고 그것과 더불어 있는다'는 건 '감정에 빠지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같은 듯 다른 두 개념의 차이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몸과 마음의 메세지를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어요. 


 우리는 몸, 질병, 감정이 전하는 메세지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면서 우리가 현재 집중해서 해결하고픈 문제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풀고싶은 문제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내 문제를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되기도 했고 문제의 내용이 좀 더 명확해지기도 했어요. 모임벗들이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구상하여 실천하고 있는 것이나 해결법이라고 의식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의 직관이 이끄는대로 선택하며 맞이한 상황은 신기하게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부분과 딱 맞닿아 있었지요. 모임벗들이 자신의 문제를 풀기위해 자기만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저는 세잔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과일접시가 있는 정물> 폴 세잔

 학교에서 정물화 배울 때 많이 보았던 익숙한 그림이죠? 세잔은 각종 과일, 접시, 천, 식기들을 배치만 달리하여 정물화를 참 많이 그렸었죠. 그림의 소재로도 기교로도 도무지 매력을 찾을 수 없었던 세잔의 그림들이 제게 달리 보이기 시작한 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세잔은 19세기 후반 미술가들에게 던져졌던 문제, 색채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깊이감을 살리고 깊이감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질서감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고 해요. 그 '완벽한 예술적 이상'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에게 비슷하게만 보이는 정물화와 풍경화들을 그리며 세잔은 그만의 방법을 모색해나갔습니다. 정적인 재료들을 표현한 차분한 붓질 속에 그런 불타는 열정이 있었다는 사실에 저는 무척 놀랐었어요.,

 

 

'과정'으로서의 나를 받아들이기

 우리는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현실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내 안에 나를 변화시킬 힘이 있다는 걸 믿으면서 지금의 내가 겪어내는 부족함에도 너그러워져야 하는 거죠.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창조적 방법들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 지금 내가 맞닥뜨린 어려움을 '선물같은 숙제'로 통과할 수 있겠지요. 그 숙제가 때로는 너무 힘겨워 잠깐 멈추고 돌아설 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우리 자신을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면 우린 좀 더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겠지요? 그건 누구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는 '나의 분투 속 나만의 과정'이니까 말이죠.


 다음 주에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의 마지막 부분까지 읽고 만납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이어갈 책은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이예요. 다음 주에 바로 이어서 읽어가려면 이번 주에 미리 준비해두셔야 해서 알려드립니다.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 10점
진 시노다 볼린 지음, 조주현.조명덕 옮김/또하나의문화

 

 이번 모임에서도 삶의 깊은 이야기들을 나눠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 모든 이야기들이 반짝이는게 느껴졌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모임벗께서 은사님께 들으셨다는 "식탁 차리는 것도 건축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가슴에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나의 상황에 맞게 창조적으로 나만의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간다는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다음 주에도 함께 이야기하며 우리만의 길을 그려보아요. ^^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