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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여신모임 2기 : 5> 생명을 품고 창조하는 힘을 되돌아보기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여신모임 2기 2018 봄

<여신모임 2기 : 5> 생명을 품고 창조하는 힘을 되돌아보기

고래의노래 2018. 12. 19. 23:35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 10점
크리스티안 노스럽 지음, 강현주 옮김/한문화

 

 

<내 안의 여신찾기> 다섯번째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모임에서 우리는 생식력에 대해 가졌던 나의 태도들을 돌아보고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식력 경험을 어떻게 거쳐왔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생식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나

 생식력은 인생의 주기에 따라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놀라운 창조능력으로 여겨져 때로 자부심을 주기도 했지만 오랜시간 우리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이끌고가는 덫이나 함정으로 여겨지기도 했고 주변으로부터 임신출산이 기대되고 인정되었던 시기에는 내 몸이 수행해야 마땅할 능력이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생식력에 대해 새로운 언어로 정의내릴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생식력의 가능여부와 관계없이 여성으로서의 근원적인 힘에 대한 출발점이기때문에 그것에 대해 나만의 해석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생식력이 발현되는 임신 출산 경험에 대해서도 '여성이 내면의 힘을 자각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이야기하면서 임신 출산을 '위기'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받아들이자고 말합니다.

 

 

아픈 과거를 마주하며 내면의 힘에 다다르기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면의 목소리, 내면의 힘과 연결되는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렇지 않았던 우리의 과거에 대해 인지하여야 합니다. 관계 속에서,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상태의 시절말이죠. 그것은 때로 그 때에 대한 깊은 아쉬움, 자책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그것을 딛고 나아갈 수 있는 우리 내면의 힘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날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생식력은 물론이고 여성으로서 성적으로 겪은 모든 슬픈 경험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슬퍼하고 흘려보내는 애도의 의식을 치러왔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오래 간직해온 아픔을 가족들에게 꺼내기도 하고 실제로 때가 되면 간단한 의식을 치르며 기억하고 슬퍼하는 시간을 가져온 것이죠.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해 온 그 매듭의 의식들이 우리를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하게 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난 '의미'가 있다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나야 마땅했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통과한 그 일에 대해 내가 해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 땐 내가 어리고 약했고 그래서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것을. 또한 때로는 그것이 다른 사람이 내 삶을 결정하게 놔 둔 유약한 마음의 시절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그 애처로운 선택들도 모두 그 당시의 나에게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죠. 



위의 그림은 주디 시카고의 Birth project 작품들 중 하나인 <Birth tear>입니다. 백여명이 넘는 바느질공예사들과 작업한 태피스트리 작품이라고 하네요. Birth project는 출산 과정들 안의 여러 양상들을 다양한 일련의 예술작품들로 표현한 테마 프로젝트라고 해요. 작품 속에서 그녀는 출산의 성스러움, 생식력이라는 여성 본연의 창조성, 출산 고통, 혼란스러움 등을 이야기합니다. 위의 작품은 그 중 '고통'을 말하고 있습니다. 몸이 둘로 찢어지는(tear) 고통을 눈물(tear) 속에서 겪어내고 있네요.

 


아픔 속에 용기로 머무는 힘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출산의 진통을 대하는 자세는 인생의 위기를 대하는 자세와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출산 진통은 다른 고통들과는 달리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가 아니라 무언가 이루어지리라는 신호이며 우리는 이것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요. 저자가 '출산은 자신의 진정한 힘과 만나는 기회'라고 말한 것은 출산의 신성함과 창조성 뿐 아니라 바로 이러한 점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인생에도 그러한 순간들이 찾아오지요. 내가 손쓸 수 없는 격한 풍랑이 몰아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그것을 우리를 통과하는 진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혼란스러움과 아픔 속에 체념이 아닌 용기로 머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강인함일 것입니다.  그 강인함을 다시금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의식'속에서 과거를 매듭짓고 있는 것이겠죠. 


 다음 모임 때는 <모성애>와 <폐경기> (~p405)까지 읽고 만납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 함께 목요일에 보아요~ ^^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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