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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옛이야기 x 여성] 흰눈이와 빨간장미와 함께 하는 2주차 본문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봅니다. 일곱번째 주인공은 흰눈이와 빨간장미입니다. 흰눈이와 빨간장미와 함께 하며 모임벗들과 나누었던 후기들을 올립니다. 현재 2기가 진행중입니다.
[불안과 분열없는 성장] [내 안의 곰과 만나기]
흰눈이와 빨간장미 이야기는 도입부에 인류 초기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신화적 분위기를 보이지만 이후의 서사는 동화의 흐름을 이어간다. 저자는 신화와 동화의 차이에 대해 '신화와 달리 동화는 자연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지정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갈등을 느끼는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지를 묘사한다.'라고 설명한다. '흰눈이와 빨간장미' 이야기는 이에 대해 신중한 의지를 상징하는 흰색과 생생한 기쁨이라는 빨간색을 조화롭게 화해시키는 서사를 제시한다.
"이 동화는 불안없는 성숙, 분열과 갈등없는 영혼의 발전이라는 완벽한 꿈을 그리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는 성장을 폭력적 분열이 아니라 유기적 발전으로 바라본다. 삶은 억압된 에너지가 혁명적으로 뚫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유지의 종합이라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성장이 가능한 것은 어머니의 안전한 보호 속에서 두 아이가 불안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야기에서 처음 긴장감이 올라오는 건 곰이 문을 두드렸을 때이다. 곰은 남성의 성을 상징한다. 어린아이의 세계가 끝나는 지점에서 성적 충동 에너지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여러 옛이야기들을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성적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묘사로 해석해왔다. 성적 인간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어머니들은 딸들에게 남성에 대한, 그리고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심는다. 가시장미 공주는 성을 접촉한 순간을 물레에 찔린듯한 통증으로 경험하며 그 혼란을 견디지 못하고 깊은 잠이 들고, 라푼첼은 아예 세상과 단절된 채 고고한 이상의 탑에 갇힌다. 성을 수단화하고 아름다움을 도덕과 연결시키는 사회 속에서 내면이 분열된 왕비는 백설공주를 죽음같은 삶으로 내몬다. 옛이야기가 전하고, 여성들이 현실로 경험하는 건 '자기 안에 단절을 겪지 않으며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것이다.
흰눈이와 빨간장미의 어머니는 옛이야기 속 다른 어머니들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다. 곰에게 문을 열어주게 하고 두 딸에게 '곰은 우리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키면서 곰을 불가에 쉬게 한다. 곰을 집 안으로 맞이하는 어머니의 선한 관용은 조화로운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어머니는 두려워하며 곰을 막지않는다. 어머니의 지시로 빨간장미가 곰에게 문을 열어주면서 곰은 추위에 떠는 방랑객이나 폭력적인 침입자가 아니라 환대받는 손님이 될 수 있었다.
"새로 깨어나는 충동에 존재하는 근원적 선함과 올바름을 신뢰하면서,
그 충동을 따뜻한 자기 집 안으로 받아들일 때 심리학적 관점에서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다."
옛이야기에서는 보통 4명의 캐릭터가 완전한 균형을 상징하며 셋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은 네번째 인물을 찾아떠나게 된다. 곰은 이 세 가족을 보충해주는 네번째 인물인 것이다. 곰은 여성이 온전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통합해야 하는 남성성 또는 그와 관련된 성적 에너지를 상징한다. 성장은 변화이고 변화는 새로움을 맞이하는 데 불가피한 긴장을 불러온다. 그러나 '흰눈이와 빨간 장미'에서 이 긴장은 곰과 아이들이 불 옆에서 벌이는 장난으로 풀어진다. 저자는 이를 깨어나는 성을 다루는 올바른 방식을 나타낸다고 이야기한다. 규칙과 자유의 결합이 놀이라는 방식에서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딸들의 성적 성장을 부드럽게 지지하는 어머니라니...간절히 원하던 어머니이고 간절히 되고싶은 어머니이다. 이 이야기는 아직 이루지 못한 온전한 성장으로 가기 위해서, 아이들의 성장을 부드럽게 돕기 위해서 '불안'을 털어버리고 나를 마주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을 안전하게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안을 내려놓기가 쉽지가 않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에라도 세상에 대한 믿음이 무엇인지 상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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