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내 안의 여신찾기

[옛이야기 x 여성] 흰눈이와 빨간장미와 함께 하는 1주차 본문

여성들의 함께 읽기/옛이야기와 여성

[옛이야기 x 여성] 흰눈이와 빨간장미와 함께 하는 1주차

고래의노래 2022. 3. 1. 14:36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봅니다. 일곱번째 주인공은 흰눈이와 빨간장미입니다. 흰눈이와 빨간장미와 함께 하며 모임벗들과 나누었던 후기들을 올립니다. 현재 2기가 진행중입니다.

[어머니 대지의 선한 아이들]

'흰눈이와 빨간장미'를 읽고 마음에 남았던 부분
- 어머니는 세상을 신뢰한다. 그 믿음이 가볍지않고 묵직하다.
- 흰눈이는 빗장을 걸고, 빨간장미는 문을 연다.
- 난쟁이는 과하게 신경질적이다.

흰눈이와 빨간장미 이야기의 도입부는 완벽한 조화로움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어머니는 자애롭고 딸들은 사이좋으며 주변 동물들과 편안하게 교감한다. 심지어 밤에 숲속에서 두 딸이 잠이 들더라도 어머니는 걱정하지 않는다. 모든 존재가 서로에게 호의적이며 연결되어 있다. 흰눈이와 빨간장미는 성격, 기질, 상징하는 색깔도 대립적이지만 어머니의 집 안에서 다정하게 지낸다.

저자는 평화로운 과부의 오두막이 어머니 자연의 집을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모든 생명을 포용하는 어머니 자연과 그 안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명들은 인간과 세계가 분열되지 않았던 시대, 인류의 유년기에 속하는 신화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인간도 영혼의 조화를 누릴 수 있었다. 이제 어른들이 동화에서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은 이것이다.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더라도 여전히 그러한 조화를 유지할 수 있는가?"


융학파이자 동화 속의 여성성에 대한 해석에 집중하기도 했던 마리아 폰 프란츠는 '흰눈이와 빨간장미'의 이러한 도입부에 대해 '남성요소의 결여'로 해석한다. 그리하여 난쟁이와 곰으로 상징되는 남성적 측면을 여성적 세계에 통합하는 것이 이 동화의 주제라는 것이다.

두 학자의 의견은 살짝 다른 듯 보이지만 같은 방향성을 가진다. 어머니 대지에서의 조화로움은 언뜻 에덴동산을 떠올리게 한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조화로우며 평화롭다. 하지만 하나가 빠져있다. 바로 '자율적 인식'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인간이 스스로를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며 나 자신을 인지한다는 것은 다른 존재에 대한 반감, 반향으로 스스로를 자각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구분과 인식은 남성적 요소이다. 그래서 과부의 집에는 남성적 존재가 없는 것이다.
인류는 오래 전 과부의 집에서 나와 가부장제의 세계로 들어섰다. 지금은 논리와 구분, 분석이 주요한 시대이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과제가 인류 앞에 놓여져 있다. 어른이면서도 어떻게 아이처럼 남을 수 있는지, 즉 인식을 놓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공존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