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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x여성] 가시장미 공주(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함께 하는 1주차 본문

여성들의 함께 읽기/옛이야기와 여성

[옛이야기x여성] 가시장미 공주(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함께 하는 1주차

고래의노래 2021. 9. 2. 15:28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봅니다. 두번째로 만날 주인공은 가시장미 공주(잠자는 숲 속의 공주)입니다. 가시장미 공주와 함께 하며 모임벗들과 카톡에서 나누었던 후기들을 올립니다.


가시장미 공주는 '운명적 저주'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운명적이라는 건 '내가 선택하지 않은 채 주어졌다'는 의미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부모의 기울어진 내면이 주는 영향을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투성이에 이어 가시장미 공주에서도 어린아이가 부모로부터 받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가시장미 공주는 이 불운의 뿌리에서 어떻게 구원의 길로 나아가게 될까?

이제까지 알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와 다른 점
- 개구리가 임신을 예언한다
- 황금접시가 모자라서 지혜로운 여인 한 명을 초대하지 못한다.
- 저주를 내리는 여인도 '지혜로운 여인'이다.
- 잠자는 시간은 백년으로 정해져 있었다.
- 막상 15살 생일날에 왕과 왕비는 궁을 비운다.
- 왕자가 공주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이 되었기 때문 (타이밍이 좋았다!)


[완벽한 아내의 내밀한 불안] [실패한 남편, 사랑받는 아버지]

저자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개구리로부터 임신예언을 받는 짧은 구절 안에서 가시장미 공주 어머니의 심리상태를 세밀하게 추측해낸다. 일찍 결혼했던 왕비에게는 어린시절이 없었다. 하지만 어리게 여겨져서는 안되었다. 성숙한 어른인 남편에 걸맞는 배우자이고자 했기에 어린시절의 결핍은 계속 채워질 수 없었다. 그저 '돌보기 쉽고, 햇살처럼 밝은' 사람이고자 노력했다. 그랬기에 왕비가 소망하는 아이는 '자신이 체험하지 못한 유년기의 상징'이었고 당연히 성별은 딸이었다.

자신이 서있는 곳에 대해 자각하지도, 이를 솔직하게 드러내지도 못하는 두 사람이 만나자 심리교류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왕비는 왕 곁에서 완성된 어머니라는 존재방식으로서만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왕은 아기가 태어남으로서 역할이 아버지로 제한된다. 아내의 소망에 부합하기 위해서 남편은 딸의 사랑을 얻으려 공들이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내에게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아내도 딸에게 사랑받는데 자존감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불안정한 사람 둘이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서만 존재가치를 인정받고자 사투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삶에서 해소되지 않은 갈등은 아이의 삶에서 아이 존재 자체를 저당잡는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고스란히 가시장미 공주에게 '운명적으로' 내려온다. 재투성이 이야기를 읽을 때 내 어린시절이 소환되었다면, 가시장미 공주는 시작부터 내 면전에 거울을 들이댄다. 딸을 간절히 원했던 나의 욕망이 향하는 바가 '어린시절에 대한 보상'이라는 것을..들켜버렸다. (알고 있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 이제 어떤 이야기가 시작될지 숨죽이고 들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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