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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달빛오두막] 재투성이에게서 받은 위로와 용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본문
8월 21일, 재투성이와의 한달을 갈무리하는 달빛오두막이 줌으로 열렸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의 재투성이 부분을 읽으며 재투성이 이야기와 내 삶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그 작업들을 바탕으로
무기력한 어머니와
신화적으로 존재하는 아버지,
상황이 만든 역할일 수 있는 계모와 새언니들,
내 존재를 포용하고 드높이는 왕자가
나의 삶에서는 어떻게 대응되는지,
현실의 굴욕을 견디는 자존심,
착한 아이가 여성성 앞에서 느끼는 갈등,
익숙한 불행을 넘어 꿈을 선택하는 모험과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타인의 사랑 등
재투성이가 보여주는 삶의 서사가 나에게 건네는 질문은 무엇인지,
달빛오두막에서 함께 모여 이야기나눠 보았어요.
:: 어린 시절의 상처들이 재투성이와 만나다.
재투성이는 옛이야기 주인공들 중 불행한 어린시절을 강하게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어머니는 오래 앓다가 죽고, 아버지는 권력의 의미로서의 건재하나 실생활에서는 존재하지 않지요. 계모와 의붓언니들의 핍박 속에서 재투성이는 어머니의 무덤을 안식처삼아 현실을 견뎌냅니다. 재투성이 이야기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소환해냈습니다. 저자는 재투성이의 가족이 '상호희생의 종속 관계'에 빠져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며 아이는 부모를 위해 참아내는 악순환 관계는 어린시절의 우리들의 가족과 고스란히 닮아 있었지요. 모두가 선의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슬픈 도돌이표입니다. 부모님들의 화해를 통해서만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느끼는 재투성이에게서 어린시절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어 슬프기도 했어요.
모두가 기이하게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는 관계 속에서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의 주인이 되지 못합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부모님 한쪽에 대한 감정이 다른 한 쪽에 대한 지나친 결속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진짜 나의 감정은 아니었다는 걸 깨닫기도 했습니다. 이제 나를 잘 찾아보고 싶어서 엄마에게서 자유롭고 싶지만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이는 엄마밖에 없기에 다시 엄마와 연결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엄마가 고맙지만 마음껏 고마워지지가 않고, 엄마가 버거우면서도 이 또한 마음껏 느끼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태가 이어지기도 했어요.
어린시절의 상처는 때로 평범한 가정환경 안에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저자는 계모와 의붓언니들이 재투성이가 서열상(막내) 경험할 수 밖에 없었을 돌봄상황을 상징하는 것일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성별과 서열상 '환영받지 못한 잉여의 아이'를 온 존재로 경험하곤 했습니다. 기대했던 남아가 아니어서 홀대받기도 했고 많은 아이들 중 어린 쪽이었기에 살뜰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기도 했지요. 한 모임벗께서는 아기 때 아무리 울어도 소용없다는 무력감을 느꼈던 순간을 기억한다는 놀라운 이야기도 나눠주셨어요. 그래서 아기를 키울 때 아기들이 다 알고 있다는 걸 알기에 매우 조심스러우셨다고 하네요.
우리는 자녀가 자신의 원형을 주체적으로 삶으로 구현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래서 내가 받은 부정적인 정신의 유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싶지만 그것이 과연 실현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해선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런 저런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건 자녀 안의 자유와 원형에 상처주지 않는 완전무결한 환경이란 없으며 각자가 가진 상처를 어른이 되어 보듬고 성장하는 것이 모든 이들의 과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내 안의 상처를 알아채서 그것이 자녀에게 전해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 뿐이겠지요.
:: 발견하고 발견되는 구원 관계의 진실
부모가 자녀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도 이렇게 한계가 있다면, '발견된다'는 건 가능한 일일까요? 재투성이는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참된 자아가 다른 이의 눈에 띄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부족한 인간일진데 누군가에게 발견되고 구원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우리는 의아해졌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재투성이는 재 속에 묻혀있던 것이 드러나는 종교적 영역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했던 부분이 떠올랐어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면의 참된 자아, 빛나는 자긍심을 발견해주고 언제까지나 포용할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인간이 아니라, 신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발견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드러나는 것만이 발견일까요?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받지 않는 소수의 지지도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나 스스로 내면을 찾는 것까지도 발견이라 할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 얼만큼 발견되어야 발견이라 할 수 있는 걸까요? 재투성이를 발견해준 왕자가 그야말로 제대로 된 운명의 타인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 내면의 심리 속 여러 역할들이 재투성이와 왕자를 상징한다고 본다면 그건 스스로의 자각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사회적 인정과 성공은 사람들이 줄세운 가치일뿐 그것만을 발견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언젠가 되어야할 우리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위대한 발견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자는 타인을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진실을 끌어내어주는 사람이며, 우린 그런 타인과의 사랑을 통해 독립적으로 성숙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 면에서 보았을 때 인간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좋아해왔고, 이야기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한 매개였지요.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인간의 마음 속에 그렇게 강렬하게 이어지고 있는 능력이라면, 사랑은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 재투성이가 준 변화와 용기
저자는 재투성이가 상대를 왕자로 드높였기에 그가 왕자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발견되기를 넘어 발견을 '하는' 존재로 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죠. 한 모임벗께서는 남편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기주장이 강했던지라 가족 안에서 자주 비난을 받아서 가족과의 관계를 돌이켜보면 아쉽고 아픈 부분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만의가족을 이룬 후에도 내면의 부대낌이 있었는데, 원했던 아기가 찾아와준 뒤로 가족 안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아보려 노력중이었지요. 그리고 이번에 재투성이를 읽고는 남편의 좋은 점들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재투성이는 우리 안의 용기를 북돋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벗께서는 재투성이식의 계급적 구분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은 채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 중이었습니다. 여전히 권력에 기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일이 도전이지만 지치지 않고 계속 '춤춰보자'고 스스로 결심하고 계셨어요. 재투성이가 '용기'라는 드레스를 받아 도망치고 도망치면서도 다시 무도회로 발길을 향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저자는 재투성이를 '자신의 위대함을 끝내 믿는 인간의 신비에 관한 동화'라고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겪은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아니 바로 그 일 때문에라도 당신을 사랑해요. 그 모든 일 덕분에 당신은 지금의 바로 그 사람이 되었고, 나는 바로 그 사람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니까요."
책에 씌여있는 왕자와 재투성이의 가상대화를 서로에게 들려주며 이번 달 달빛오두막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을 위한 낱말들을 찾아' 천천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런 언어화를 통해서 '고난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지 않은 나의 참된 자아'를 발견해가겠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통해 나를 발견해가는 여정에서 귀기울여 함께 해주시는 모임벗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한달 동안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로 잘 알려져 있는 '가시나무 공주'와 만납니다. 이번에도 어떤 새로운 통찰이 일어날지 기대되네요!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보고 있습니다. 현재 1기가 진행중이며, 2021년 12월경 2기를 모집합니다. (아래 링크)
https://forms.gle/8uoMKUZR9f5VbB2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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