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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옛이야기x여성] 가시장미 공주(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함께 하는 2주차 본문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봅니다. 두번째로 만날 주인공은 가시장미 공주(잠자는 숲 속의 공주)입니다. 가시장미 공주와 함께 하며 모임벗들과 나누었던 후기들을 올립니다.
[나르시시즘적 부성애의 비극]
"왕은 모든 것이 자기에게 속하기를 원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기에게 속하지 않고 자기를 존중하지 않고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
가시장미 공주의 아버지인 왕은 왕비와 비슷하게 아버지 역할 안에서만 인정받는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규정한다. 그것은 명예욕에 담긴 자기중심적인 태도이다. 딸의 생일잔치를 성대히 준비하며 12개의 황금접시라는 형식 안에 메이는 것이 이 점을 보여준다. 왕은 13번째의 지혜로운 여인을 위해 접시를 준비하지 않았고 이 여인은 소외되어 '악'으로 변모한다. 이렇게 자신의 것이지만 스스로 외면한 그의 성적 충동은 딸에게 운명의 저주를 선사하게 된다.
"심리적으로 파괴적 작용을 하는 것은 모두 근본적인 불공평함이라는 감정,
아무 죄도 없이 근본적으로 거부당했다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악은 단지 문 앞에서 들여보내 달라고 간청하는 분열된 선일 뿐이다."
저자의 악에 대한 정의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루시퍼도 추방된 천사라고 하지 않던가. 이 책을 읽던 중에 우연히 아래의 시를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진리를 극복된 방황이다
- 프리드리히 베네쉬
참다운 진리는 진리가 아니라, 극복된 방황이다.
진정한 현실은 현실이 아니라, 극복된 착각이다.
참다운 순수함은 본래의 순수함이 아니라, 정화된 불순함이다.
진정한 선은 본래의 선이 아니라, 극복된 악이다."
선과 악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밀접히 관계맺고 있다. '죄도 없이 거부당했다는 억울함'이 가져오는 파괴적 에너지가 무섭다. 우리 사회는 유독 다른 감정보다 '억울한 정서'가 많다고 생각한다. '한'이 가지고 있는 가장 주요한 정서는 억울함이 아닐까. 모두 친절히 환영받기를 바라는 슬픈 사랑결핍의 사회이다. 내면의 그림자들은 거부당하면 악이 되어 내 내면을 파괴하고, 포용하면 나를 채우고 성장시킨다. 내면의 문 밖에서 기다리고있는 나의 그림자를 잘 찾고 담대히 맞아들이고 싶다.
[자라지 않는 아이]
저자는 삶의 위기는 그것이 무엇인가보다도 그것을 위기로 받아들이는 성격구조가 중요한 변수라고 이야기한다. 성격에는 가족의 특수상황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가시장미 공주의 경우에는 아버지의 태도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성적 충동을 외면한 아버지의 모순적인 태도는 가시장미 공주가 '여자여야 하지만 여자여서는 안되는' 역설적인 의무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공주의 부모는 특정한 위험(성적 경험)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고 알려주는 대신 위험의 대상들을 공주가 경험하지 못하게 철저히 차단한다. 대상을 알지 못한 채 모호한 불안만 내면화한 공주는 무의식적으로 성적 능력을 지닌 몸으로 자라는 것을 거부하게 된다. 자신의 여성됨을 부정하며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에서 부유하는 소녀의 성적 불안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까. 몸으로 부딪히기 보다 머리로만 세상을 탐색하는 내가 진정 땅으로 내려오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성성, 더 나아가 여성정체성과의 화해는 나의 오랜 과제이다. 나는 남성에 대한, 또 세상에 대한 깊은 공포를 갖고 있다. 2차 성징이 몸으로 나타났을 때 몇 번의 성추행을 경험한 후 난 내 몸을 악을 끌어들이는 유혹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불쾌한 경험들이 내 탓이라고 여겼다기보다, 그런 경험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몸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나눌 수 있는 가장 강렬한 교감으로서의 성을 궁금해하고 성적 농담을 친구들에게 퍼뜨리며 머리 속으로는 성적 판타지를 키워갔지만, 그것을 행하는 주체로서의 내 몸과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들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꼈다. 성범죄 뉴스를 보다가 엄마는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나에게 말해야한다."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표현과 달리, 그 얼굴은 그런 일이 나에게 생겼다가는 이 세상은 끝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섹시미를 추앙하면서도 자기 여자친구, 아내는 내 앞에서만 그러기를 바라는, 집단적 이중 메세지에 이 시대 여성들은 끊임없이 노출된다. 어느 누가 제 정신일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어린아이라는 밧줄과 성숙한 여자라는 밧줄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그저 정지할 뿐이다. 가슴이 있되, 도드라지게 드러나면 안되는 미묘한 경계선에 신경쓰느라 정작 내 몸을 긍정하는 단계에는 아직 가 닿지도 못한 것 같다. '엄마만 왜 가슴가리개를 하는지?' 묻는 딸아이에게 도대체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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