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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옛이야기x여성] 재투성이(신데렐라)와 함께 하는 4주차 본문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봅니다. 처음 만날 주인공은 재투성이(신데렐라)입니다. 재투성이와 함께 하며 모임벗들과 나누었던 후기들을 올립니다.
[재투성이는 왜 세번 도망칠까]
재투성이는 모두 세번 도망치는데, 이는 우리가 익숙히 알던 샤를 페로본과 확연히 다른 서사이다. 그리고 이것이 재투성이가 가진 삶의 과제를 드러낸다. 감추고 드러내고, 다가가지만 형식이 분명한 춤이 재투성이의 감정상태를 반영하듯이 왕자의 호의를 거절하고 처참한 현실로 여러 번 도망치는 것은 재투성이가 품은 내면의 갈등을 보여준다.
익숙한 불행 속에서 느끼던 안정감을 털고 자신의 오랜 열망으로 향하는 결단 과정에서 재투성이는 여러번 주춤거린다. 자신의 실체를 알면 왕자와 멀어질까봐 두려운 것이다. 이 지점에서 재투성이가 가지고 있던 '수수께끼같은 자부심'의 허상이 드러난다. 그것은 비참한 현실을 버티게해준 챗바퀴의 힘이었다. 이제 제자리를 맴돌던 그 힘을 해방시킬 힘이 필요하다.
재투성이는 한번은 비둘기장으로, 한번은 배나무로 도망가고 두번 다 아버지가 이를 파괴한다. 저자는 비둘기장은 소녀의 순수하고 순결한 정신세계를 상징하고 배나무는 모성의 비유이며 두번의 도망과 두번의 파괴가 재투성이가 스스로의 여성성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재투성이의 도망에 대한 아버지의 폭력적인 대응은 그림형제본 재투성이에서 처음 접하게 된 내용이었는데, 나에게는 가장 난해하면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성적인 경험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까봐 신경을 곤두세웠던 10~20대의 내 모습과 재투성이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괴로웠다.
아버지는 비둘기장과 배나무를 무너뜨리면서 '춤추던 여인'이 그곳에 없고 '재투성이'만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내심 '춤추던 여인'이 재투성이일꺼라고 확신한다. '알고 있지만 내 앞에 드러나지는 마라.'는 식의 태도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섬뜻했다. 아버지의 행동을 재투성이를 왕자에게 인도하려는 선의로 해석할 수도 있을까? 새로운 자아의 탄생을 위해 현재의 자아가 죽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나 그 죽음이 폭력적이지 않을 순 없을까?
[아니마 아니무스의 만남]
동화를 해석하는 여러 관점들이 있지만 대부분 일치하는 부분을 결혼을 단순히 여주인공들의 종착역이 아니라 대극의 통합, 분열되어 있던 내면의 연결로 보는 점이다. 저자는 소제목에 아니마, 아니무스라는 용어를 써서 재투성이 내면의 아니무스와 왕 내면의 아니마의 만남을 언급하지만, 글 속에서는 보다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측면으로 해석을 이어간다.
"타인은 우리가 발견해야 하는 진실을 밖으로 끌어내고
우리 자신으로부터의 도주를 끝낼 수 있는 사람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의 인격의 진실을 향하는 것이다."
타인이라는 관계 자극이 나에게 주는 '가르침'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런데 내가 그 사람에게서 받는 감정뿐 아니라 그 사람이 나에게 토해내는 감정까지도 멈춰서서 바라본다는 게 참 힘들다.
어제 갑작스럽게 나를 향해 던져진 감정 덩어리에 휘청거렸다. 감정을 존중하는 것과 감정에 이끌리는 것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말이 소통인 게 아니고, 이미 결론지어놓고 내어놓은 말은 단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를 이해해보려 애쓰는 것보다 상처입은 나의 상태를 먼저 돌보는 일이라는 것도. 상대의 감정이 보여주는 그 사람의 안타까움이 있다. 그런데 그런 이해조차도 상대를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돌리고 싶다.
"다른 사람을 위한 삶과 자신을 위한 삶 사이의 부단한 분열을 청산하려면
오로지 한가지 길만이 있으리라. 이제까지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과 인상을 위한 낱말을 찾아
이를 통해 그 감정과 인상을 다른 사람에게 차츰차츰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가 일관되게 해왔던 말, '적절한 언어를 찾아서 표현하는 것' 거기에 이르는 길이 얼마나 힘겨운지...저 구절 뒤에 이어진 재투성이와 왕자의 가상대화는 읽기만 해도 좋았다. 이런 대화를 실제로 나의 누군가와 나누게 된다면..마음의 응어리가 버터처럼 녹는 것을 진짜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 우선 상대가 보여주는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힘이 필요하겠지. 그렇게 스스로 내적 권력자로서의 '왕족'이 된다면 나 자신은 물론이고 나와 관계하는 다른 이들도 로얄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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