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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모성애] '나 자신'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모성을 향해 본문
여섯번째 모임에서는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엄마됨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했고 어떤 변화로 이끌고 있을까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모성은 진정 우리의 것이 맞을까요. 출산 이후부터 아이와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태아와 엄마는 한 몸을 공유하는 두 영혼으로, 관계보다 긴밀한 '결합'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육체가 분리되면서 둘은 '관계'로써 분명하게 감각되기 시작하지요. 하지만 이 관계에는 당사자 둘이 아니라 수많은 다른 힘들이 복잡하게 얽혀 들어갑니다. 엄마로서 경험한 느낌과 생각들을 이야기하다보니 사회문화적인 분위기와 내 안의 양육유산이 우리의 엄마됨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중독된 사회구조에서 어머니 노릇을 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인간을 소비대상으로만 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선 매순간 투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바깥의 정보는 유용하고 믿을 만한 것이 아니라 의심하고 분석하며 힘들게 걸러내야 하는 것들이죠. 작은 아이에게 미치는 자본주의 사회의 거친 손들을 막아내기 위해 엄마들은 안전한 필터가 되려 분투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를 위한 많은 선택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보다는 주로 불안과 두려움에 의해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세상이 너무나 많이 바뀌어 나의 경험은 힘이 되지 못하고 이 틈을 파고들어 모유수유, 수면교육, 학습 등 돌봄에 대한 조언들이 차고 넘칩니다. 넘치는 정보 중 알곡을 잘 가려내는 '좋은 엄마의 필터력'은 아이의 모범적인 성장결과로 인증되지요.엄마의 노력과 아이의 발달이 인풋과 아웃풋이 똑바로 연결된 수학공식처럼 단순화됩니다.
무의식에 뿌리내린 부모님의 양육태도도 우리의 엄마됨에 가지를 뻗어 휘감습니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렇게 피하고 싶었던 부모님의 모습이 보여서 좌절했습니다. 때로는 의식하지 못한 채로 부모님의 양육태도 그대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기도 했어요. 엄마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든, 엄마같은 엄마만은 되고 싶지 않았든 그 시절의 부모님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을 향해 느껴지는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어린 우리자신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위로, 보살핌 그리고 격려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내면의 작은 아이를 우리의 아이들을 대하며 마주했어요.
"출산을 하게 되면, 여성의 내면 깊이 숨어 있던 어떤 것이 자신을 가족과 연결시키고자 하게 된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성이라는 관계성은 진정 아이와 엄마 사이의 관계일까요? 오히려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나 모성신화와의 관계 또는 어린 나와의, 그리고 나를 키우던 부모와의 관계는 아닐까요?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면으로의 연결을 우리는 순간순간 느꼈습니다. 아이를 통해 어린 시절의 나 그리고 그 때의 부모님과 이어졌습니다. 더 멀리 부모님의 부모님들에게로 올라가 연결되는 것 같기도 했어요. 감당하기 힘든 진실에 다가갈까봐 머뭇거리기도 하고 깊고 어두운 터널을 걷는 듯한 막막함도 있었지만, 알아갈수록 나 자신이 선명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뿌리를 더듬으며 나로 향하는 과정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성장과정에서 극복하고 싶은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받는 것 사이에서 이리저리 휘청거렸습니다. 아이의 삶에 깊이 영향을 주는 엄마 역할이 무겁게 느껴졌어요. 균형을 잡고 싶습니다.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을 구분하고 단단하게 두 발로 서서 '진정한 나'로 아이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나'로서 존재하면서 아이와의 관계 안에서 모성을 '자유롭게' 느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자가 이야기한 '자기 내면의 지혜로부터 어머니 노릇 하는 각자의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모임 후에 뽑아주신 여신카드는 세드나였습니다. 이누이트 부족의 바다여신인 세드나의 키워드는 '희생'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에 의해 바다에 빠져 죽었고 잘린 손가락들에서는 바다동물들이 탄생했다고 해요. 그 뒤엔 저승세계의 신이 되었다네요. '나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역할 속에서 내 자아를 희생하는 것도, 내 욕구만을 위해 관계를 희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순간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상태가 아닐까요. 그 선택은 단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엄마들의 수만큼 많을 것입니다.
아이는 자기 자신의 소명을 위해 삶을 살아가며 부모는 그 옆에서 한 인간의 성찰을 묵묵히 응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신이 아니기에 결국 내 한계 안에서 상처를 만들며 사랑할 수 밖에 없지요. 긴 시간의 너머에서 본다면 그 상처들이 서로 톱니맞춰 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톱니가 어떤 모양인지 알면 아이라는 맞물린 톱니에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게 갈퀴를 조금은 둥글리거나, 속도가 달라 아프게 부딪히고 마모되지 않게 서로의 리듬에 맞춰 춤추듯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상처받았던 나에게서 상처받을 아이들에게도 이어지는 이 도돌이표를 조금 힘을 빼고 받아들일 때 어린시절의 상처도 엄마역할에 대한 중압감도 내가 나라서 느낀 괜한 자책감과 억울함도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혼자서가 아니라 관계로부터 완전해집니다. 한계를 받아들이되 가능성에 기뻐하면서 나만의 모성이라는 균형을 찾아가보아요.
다음 시간에는 '나 자신'과의 만남을 위해 좀 더 깊은 질문들과 만나봅니다. 이번 시간에 이야기못한 완경기 이후의 우리에 대해서도 그려보기로 하겠습니다.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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