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내 안의 여신찾기

<꿈속모임> 꿈이라는 내 안의 마법구두 본문

여성들의 함께 말하기/꿈의 속삭임

<꿈속모임> 꿈이라는 내 안의 마법구두

고래의노래 2019. 6. 13. 12:30

 여섯번째 모임에서는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의 4~5장을 함께 읽었습니다. 이번 장에서 저자는 꿈의 집단무의식적인 부분들과 그것이 개인 뿐 아니라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설명합니다. 실제 삶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과 현상을 꿈을 매개로 해석하는데 그 주장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해서 분석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님에도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게다가 저자만의 맛깔진 용어들은 개념들을 쉽고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네요.

 

 우리 안에는 성장하고 변화하려는 원형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꿈은 이것을 반영하여 메세지를 전달하지요. 그래서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내면의 통합으로 가는 길에 매우 중요한 방법 하나를 놓치고 있는 것인데 우리는 스스로 이에 대한 보상을 하려합니다. 예를 들어 알코올과 환각약물은 꿈을 기억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이 상태에서는 환각체험이 빈번하게 일어나지요. 저자는 이것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보는 꿈'이며 꿈을 되살리려는 '되튀김 효과'와 같다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꿈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꿈을 잊는 것은 꿈꾼 이의 일상과 현실을 보호하기 위한 '몸에 좋은 기억상실'일 수 있습니다. 꿈의 의미를 감당할 수 없을만한 취약한 상태일 때 꿈은 의식으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꿈의 메세지를 다룰 수 있는 심적 성숙이 일어났을 때 다시 찾아옵니다. 내용은 선명히 기억나지 않지만 긍정적인 기분과 깨달음의 느낌만은 확실한 꿈은 집단무의식 영역의 꿈일 수도 있습니다. 집단무의식적 꿈들은 시간이 선형적이라거나 나와 세상이 명확히 구분된다는 의식세계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꿈들이므로 이것을 현실로 가져와 기억하기가 매우 힘든 것이지요. 즉 꿈은 성장을 향한 집단무의식의 원형적 에너지를 근간으로 하는데 우리가 꿈을 현실에서 기억했다는 것은 이를 해결할 힘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여러가지 갈등을 겪고 있는 집단 안에서 꿈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그 결과 집단 내의 모든 편견과 차별의 뿌리는 '억압과 투사'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꿈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 안에서 통합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또는 대상에게 투사했던 부분들을 자각하게 되는데 이를 다시 내에게로 가져와 스스로 창의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환경오염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억압과 투사로 설명합니다. 자생적이고 길들여지지 않는 무의식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자생적인 자연에 투사하여 자연을 길들여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꿈작업은 지구가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매일 밤 꿈을 통해 우리 본연의 신성, 즉 원형적 에너지와 연결됩니다. 꿈을 기억하면서 무의식을 억압하던 에너지를 자유롭게 하면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의 환경을 치유하고 온전하게 하는데 에너지가 쓰이게 되지요.

 


 위 사진은 '오즈의 마법사' 뮤지컬에서 도로시가 신은 동쪽마녀의 루비구두(원작에서는 은구두이지요)입니다. 도로시는 이 구두를 신고 집으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지요. 여행길에 용기를 얻고 싶은 사자, 지혜를 얻고 싶은 허수아비, 마음을 갖고 싶은 양철나뭇꾼을 만나 함께 그것들을 얻기 위해 나섭니다. 결국 오즈를 만나게 되지만 그는 소문과 같은 대마법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여행길에서 자기 안에 있던 그 힘들을 스스로 찾아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도로시도 마법의 구두를 땅에 세번 탁탁 치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자 그리운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우리는 꿈을 함께 나누면서 내 꿈이 나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각자의 꿈과 상징이 서로에게 에너지로 작용한다는 것을 체험해 갔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우리의 꿈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변화'라는 키워드로 모아졌습니다. 모임에서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꿈이 더 자주, 생생하게 기억되기 시작했고 기억된 꿈에 연결되어 이전에 꿨었지만 잊고 있었던 꿈까지 건져 올려졌지요. 꿈을 억압하던 에너지가 다시 돌아오자 활력이 느껴졌고 이것은 나와 상황을 바꿀 변화의 에너지로 흘러갔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고 관계를 다른 방법으로 조율하기 시작했으며 고민과 갈등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저도 생각만 하고 있던 <페미니즘 만나기>모임을 꿈 속 모임 중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즈의 마법사 안의 등장인물들도 모두 '변화'를 꿈꿉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거나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길 원하는데 그것은 모두 바깥으로 부터 해결될 문제라고 처음에는 생각하지요. 그런데 결국 변화의 에너지는 모두 내 안에 이미 있었는데 발견하지 못했던 것 뿐이었습니다. 저 사진 속 구두같이 빨간 하이힐은 저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상징입니다. 그 상징이 모임벗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고 함께 감응되었다고 느끼자 커다랗게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지금 나의 고민이 함께 공감되고 그 고민 속에서 싹튼 변화의 시도가 힘차게 격려받는다고 느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도로시가 마법의 구두를 세번 힘차게 쳤던 것처럼 꿈을 디딤돌 삼아서 우리 안의 창조적 에너지를 두드려 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6~7장 (~p259)까지 읽고 만납니다. 그룹꿈작업의 실제적인 방법과 팁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우리 모임에도 적용시켜 보아요. 일주일 뒤의 만남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

 

* <꿈의 속삭임>은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 라는 대안문화공간에서 진행되는 10주간의 그룹꿈작업 모임입니다. 책을 함께 읽으며 꿈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꿈의 메세지에 귀기울여 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