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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모임] 흰눈이와 빨간장미를 함께 읽고... 본문

여성들의 함께 읽기/옛이야기와 여성

[옛이야기 모임] 흰눈이와 빨간장미를 함께 읽고...

고래의노래 2024. 4. 15. 20:06

* 옛이야기와 꿈이라는 환상적인 이야기 속의 상징성을 우리 삶과 연결해보는 모임, [옛이야기와 꿈 그리고 나의 이야기] 세번째 모임 후기입니다. 

봄 만끽하는 주말되셨나요? '눈하얀'과 '장미붉은'의 숲 속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싶은 꽃동산에 눈이 즐거운 날들이네요.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마음 안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나요? 혹시 새로운 감정과 생각이 싹트고 있을까요? 

민담의 극적인 서사 흐름이 없이 평이하게 이어지는 '눈햐안과 장미붉은'은 밋밋하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날 우리가 나눈 해석들을 크게 아래의 세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삶의 '혼란-해결' 흐름이 생의 마지막까지 계속 반복되리라는 암시
- 성적에너지는 외부의 시선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에너지로 긍정하며 받아들이는 여정
- 세상과 연결되어 있던 평온한 어린시절에서 세상과 나를 구분하고 다시 건강하게 관계맺기까지의 흐름

눈하얀과 장미붉은 그리고 난장이와 곰의 대비가 강렬했지요. 
곰을 성적 에너지, 건강한 남성성, 본래의 모습과 나아감을 알고 있는 현명한 힘으로 생각해보았고, 난쟁이는 외부 시선에 의한 미숙한 초자아(양심), 나를 휘두르는 오랜 나의 이슈로 떠올려보았습니다. 장애롭고 강건해보이는 어머니는 대모신, 아이들을 독립으로 부드럽게 밀어내는 모성으로 보이기도 했어요. 제가 놓친 해석들은 톡으로 보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에게는 이 이야기가 인간과 인류의 발달사로 보이기도 했고 여성으로서 성적 에너지를 어떻게 내 힘으로 긍정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어머니의 중심잡힌 믿음'이라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걱정하지 않으며 다 잘 될꺼라는 믿음'이 각자에게 어떻게 경험되어 왔고 지금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잘 될꺼라는 믿음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노리치의 율리아나라는 성녀의 글이 떠오르더라구요.
열번이 넘는 환시 속에서 하느님이 전한 말씀을 글로 썼는데 그 중 가장 주요하게 반복되는 주제가 '잘 될 것이다'라는 거거든요. 하느님께서 왜 죄를 막지 않았는지, 그러면 모든 것이 잘 되었을꺼라고 생각하고 슬퍼할 때 환시를 보게 되었고 예수님께서 "죄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반드시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온갖 일이 다 잘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네요. 
뱀에게 꼬여 선악과를 먹은 탓에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했지만 그래서 얻게 된 '자아'가 진짜 성장을 가능하게 한 것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유혹과 고통들에도 불구하고 잘 될꺼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우리 삶의 '악'과 '잘됨'에 대한 의미에 머물러 봐야겠습니다. 

 

다음 주에 함께 읽을 이야기는 '손없는 소녀'입니다. 

'재투성이'에서 우리는 발의 훼손과 두 발이 균형을 잃은 것이 어떤 의미일까 함께 생각해보았지요. 이번에는 '손'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이야기나눠보겠습니다. '손없는 소녀'에는 '재투성이', '눈햐얀과 장미붉은'과 대응되는 키워드와 상징들이 이어지는데요, 혹시 연결지어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지 모임 시간에 이야기해봐요. 

'손없는 소녀' 이야기에 며칠간 머물러보시며 각자의 마음 속에 어느 점이 강렬하게 다가오는지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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