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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X 여성] 홀레 아주머니와 함께 하는 1주차 본문

여성들의 함께 읽기/옛이야기와 여성

[옛이야기 X 여성] 홀레 아주머니와 함께 하는 1주차

고래의노래 2022. 4. 1. 17:09

* [달빛오두막] 모임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읽기'를 함께 읽으며 옛이야기 속 여성과 여성들의 이야기, 이 둘을 연결해봅니다. 여덟번째 주인공은 홀레 아주머니입니다. 홀레 아주머니와 함께 하며 모임벗들과 나누었던 후기들을 올립니다. 현재 2기가 진행중입니다.

 

[악한 자의 행복과 선한 자의 불행] 

 '어머니에게 두 딸이 있다. 한 명은 자신의 친 딸이고 다른 한 명은 결혼으로 얻게 된 남편의 딸이다. 그는 친딸만 예뻐하고 의붓딸은 미워하면서 부려먹는다.' 옛이야기에서 너무나 많이 등장하는 배경서사이다. '홀레 아주머니' 이야기도 그렇게 시작된다. 의붓딸은 고난을 겪지만 결국 선한 마음에 대한 보상을 받고, 계모의 딸은 보상에 대한 욕심에 의붓딸을 따라하지만 악한 마음에 대한 벌을 받는다는 내용 또한 다른 옛이야기들과 비슷하다. 

 

 이제까지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단순한 권선징악 주제를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착한 주인공이 결국 해피엔딩을 맞으니 주인공의 초반 억울함에 깊게 머물지는 않았다. 그런데 저자는 '홀레 아주머니'이야기는 신화적 방식으로 해석해야한다고 말한다. 두 자매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심리적 토대가 없는 본질적 형상이며, 이 이야기는 '악이 가혹한 짓을 하는데도 어떻게 선이 유지될 수 있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나쁜 사람이 권력을 잡고 손에 쥔 그 힘으로 나쁜 짓을 일삼는다. 힘에 깔린 약자들은 권력자들이 힘과 부를 향해 가는 길에 잔인하게 짓밟힌다. 역사 이래 계속되어온 이러한 흐름을 보면 이 세상에 정의라는 게 존재하는지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선을 쫓는 마음이 무력하게 느껴진다. '홀레 아주머니'는 이 비통한 마음들에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는 걸까.

 책에 실려있는 이집트의 '삶에 지친 사람의 자기 영혼과의 대화' 문구가 마음을 찌른다. 화자는 현실에 절망한 채 오직 죽음을 바라고 있다. 배경시기가 기원전 2000년 경이라고 한다. 인류 의식은 진보하고 있는 걸까. 세상이 더 나아졌다라고 할 수 있을까. 한 인간의 무너져내리는 마음이 400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뜨겁게 공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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