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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기 상하] 요약반복학습! 기억하라 과거를! 본문

여성들의 함께 읽기/여성의 눈으로 성경읽기

[역대기 상하] 요약반복학습! 기억하라 과거를!

고래의노래 2021. 11. 15. 23:47

* [여성의 눈으로 성경읽기]는 가톨릭, 불교, 비신자 등 다양한 종교적 정체성을 가진 여성 3명이 모여 '성경'과 '여성을 위한 성서주석'을 온라인으로 함께 읽는 모임입니다. 각자의 속도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며 느낌과 생각, 깨달음과 질문들을 각자의 블로그에 남기고 톡과 밴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역대기는 계속 소리치는 느낌이다. 유대인들이여, 과거를 기억하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역대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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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에서부터 다윗에 이르기까지 유대민족의 역사를 한번 정리하는 내용.
12지파별 족보를 나열하는데, 야곱의 아들이 12이었으나 12지파와 하나씩 연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 레위인들이 하느님의 사제들이어서 지파에서 제외되었던 건 알았지만 요셉은 왜 지파 이름에 없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그의 두 아들, 므나쎼와 에프라임으로 나뉘어 2개 지파가 생긴 것. 그래서 다시 총 12지파가 된 것이었다.

또한 다윗이 그토록 주님의 집을 짓길 원했으나 주님이 허락하지 않은 이유가 새삼 눈에 들어왔다. 첫째는 다윗이 전쟁을 경험하며 피를 손에 많이 묻혔기 때문이었고 두번째는 나라가 아직 튼튼하게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백성들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혼란한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집을 짓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다윗 때 계약 궤를 옮기는 과정에서 궤를 만지는 사람들에게 계속 벌이 내려진 이유가 그들이 하느님의 정한 사제인 레위인들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네.

구약에서는 자신들의 역사를 후대에 전하고픈 절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민족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역사를 주욱 나열하고, 이를 중간중간 요약하여 설명하며, 인물들의 대사 중간에 지금 이리된 역사적 맥락을 자연스럽게 끼워넣기도 한다. 그야말로 반복 요약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셈!

요즈음 나는 아무리 애써도 채워지지 않던 내 공허함이, 많은 부분 나의 역사를 모른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내 기원과 뿌리를 알지 못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교류도 적었다. 그 분들 성함을 기억하지도 못한다. 연결감이 없는 걸 넘어 아예 단절된 느낌까지 든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그렇고, 크게는 민족, 국가의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한국인들이 공허함을 느끼는 듯 한데 아마 이러한 단절로부터 많은 부분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일제시대 전통문화의 쇠락에 이어 시작된 급격한 산업화로 과거로부터 도망쳐 앞만 보고 달려왔느니 당연한 결과겠지.

그럼 어찌 해야할까? 이 질문 앞에 이르면 막막해진다. 성경에 혹시 그 길도 있을까?


[역대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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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에서부터 유다의 패망까지 유대민족 역사 2편!
열왕기에서 나왔던 내용이지만,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 묘사되는 모습들을 상상해보면 지금의 가톨릭 건축이나 이미지들과는 영 딴판이다. 커룹상들이 신전 앞을 지키고 있었다고 하는데, '인간과 동물이 합쳐진 형태의 날개달린 생물'이라고 하니 자연스레 스핑크스가 떠오른다. 내 안에 가톨릭 성당 이미지가 곧 기독교로 등식화되어 있다는 걸 이런 구절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곤 한다. 형상이라는 것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달라지곤 하니,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건 이미지에 갇히는 인간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신 셈이다.

솔로몬은 지혜롭게 백성들을 다스리고 다윗이 남긴 미완의 과제들을 이뤄간다. 하지만 성전을 지으며 백성들을 혹시시키고 후반에는 하느님께도 소홀해진다. 다음 왕인 르하브암에게 백성들이 지나친 노역에 대해 읍소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를 계기로 왕국은 유다와 이스라엘로 나뉘게 된다.

이후 유다와 이스라엘은 싸우다 화해하고 결혼으로 협정을 맺었다가 돌아서기도 하는 관계를 이어간다. 그리고 유다와 이스라엘의 임금들도 하느님께 충실했다가 등돌리고, 다시 회심했다가 말짱 도루묵이 되버리는 상황을 반복한다. 대부분 열왕기 내용과 겹쳐지지만 역대기는 열왕기보다 훨씬 더 유다에 치중해 기록되어 있으며, 몇몇 부분은 열왕기에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가 추가되어 있다.

열왕기를 읽으며 주님의 집에서 율법서를 발견하고 이를 백성들에게 들려주며 다시 주님과 계약을 맺고 파스카를 지내게 하는 등 하느님께 제대로 충실했던 요아스 임금이 신하들에게 살해당해 죽었다고 나왔을 때 의아했었다. 근데 그 이유가 역대기하권에 나와있었다. 여호야다 사제가 죽은 후 요아스 임금은 다른 우상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여호야다 사제의 아들 즈카르야를 주님의 집 뜰에서 돌에 맞아 죽게한다. 그리하여 그의 신하들이 모반을 일으켰고 그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히즈키야 임금의 업적도 역대기에서는 좀 더 자세히 나와있다. 이 때 이미 이스라엘은 멸망한 뒤였는데, 온 이스라엘과 유다에 보발꾼들을 보내 하느님을 따르고 파스카를 지내라고 전하게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율법에 쓰인대로 따르지 않고 파스카를 지냈는데, 이에 대해 그가 주님께 하는 기도가 인상적이었다.
"선하신 주님께서 이들을 용서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이들은 성소의 정결 예식을 따르지 않았지만, 저마다 하느님을, 주 자기 조상들의 하느님을 찾기로 마음을 굳힌 사람들입니다."
그리하여 백성들이 화를 입지 않았다. 그리고 축제를 지내며 임금과 대신들이 회중에게 황소들과 양들을 엄청나게 내놓았다. 유다, 이스라엘의 온 회중, 이방인들과 거류민들이 모두 기뻐했으며 '이렇게 예루살렘에 큰 기쁨이 넘쳤으니 이스라엘의 임금 다윗의 아들 솔로몬 시대 이래 예루살렘에서 이같은 일은 없었다.'고 한다.

구약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는 구절들은 저렇게 사람의 사정을 살피며 마음을 중시 여길 때이다. 솔로몬이 "죄 짓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기도하는 부분에서도 그랬다. 인류의 '인류애'가 드러나는 모습만큼 뭉클한 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신약의 예수님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ㅠ.ㅜ

이스라엘은 아시리아에, 유다는 바빌론에 의해 패망하고 이제 다시 유대인들의 유배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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