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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내 안의 여신찾기] '여성으로서의 나'에게 질문을 던지다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여신모임 6기 2021 가을

[내 안의 여신찾기] '여성으로서의 나'에게 질문을 던지다

고래의노래 2021. 10. 1. 17:20

[내 안의 여신찾기] 6기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12주 동안 여성의 몸과 마음에 관련된 책 두 권을 읽고 내 인생의 서사를 살펴봅니다. 처음 8주간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를 읽고 몸의 변화와 여성 기관의 건강 상태가 나에게 준 메세지를 발견하고 나머지 4주간은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을 읽고 그리스 여신 원형으로 내 삶의 주기를 돌아보려 합니다. 첫 모임에서는 인연인듯 운명같은 만남에 반가워하면서 모임에 거는 각자의 기대가 어디에서 맞물리고 어디에서 확장되는지 이야기나누었어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책을 오래전에 이미 읽어보신 분도 계시고 제목만 알고 있다가 처음 읽게 되신 분도 계셨습니다. 책의 여러 부분에서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고 책이 출판된 당시와 지금 사이의 시대의 변화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책에 대한 여러 경험 속에서 하나로 모아지는 건 이 책이 우리에게 '여성으로의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거였습니다. 

 

저자는 여성으로의 자각없이 원하는 것을 잘 성취하고 유능함을 인정받는 삶을 살다가 임신, 출산을 겪으며 스스로를 남성들의 기준에 끼워넣고 힘겨워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의 질병과 통증을 현대의학은 물론 영양과 생활 그리고 여성이라는 설움까지 통합하여 바라보는 종합의술을 시작하게 되지요. 저자는 여성들이 가부장적 신화와 사회구조에 중독된 채 몸과 질병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어떠한 편견도 없이 자신을 정확하게 느낄 수 있을 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정확하게 느낀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은 깔끔하게 재단된 판단이나 감정으로 정의될 수 있는게 아니라,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여러가지로 경험되었지요.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돌아보았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매우 복잡했습니다. 남성이 아니기에 겪어야 했던 상대적 박탈감과 더불어 여성이기에 가졌던 우월감도 있었어요. 가부장적인 가족 문화에서 그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다가 주변의 반응들을 보며 다시금 상황을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여겨진 때도 있었습니다. 여성적이라는 건 선망의 대상이었고 언제나 내가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주 확인해야 했지요. 

 

여성이라는 정체성은 몸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몸을 대하는 시각은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한 나의 시선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여성들이 자기 안의 목소리가 아니라 바깥의 기준이 정확하다는 편견 속에서 삶을 계속 재단해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건 몸이 주는 신호를 무시하거나 몸의 증상에 기대어 무언가를 얻어내려 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로 드러나지요. 

 

저자는 '치유의 진정한 의미는 개인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이며 '그것이 때로 죽음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치유가 죽음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극단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그만큼 치유는 정답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발견해야 하는 점이라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바깥의 기준이 아니라 내 안의 기준을 따라 살아간다는 건 기존의 삶이 뿌리째 뽑히는 불안과 마주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서로에게 기대어 그 변화로 나아간다면 조금은 덜 휘청거릴 수 있겠지요?

 

책이 주는 가이드가 우리를 옥죄는 또 하나의 틀이 아니라, 우리를 잘 이해하게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읽고 이야기나누어 보겠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작년에 이어 온라인으로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네요. 함께 마주할 때 나눌 수 있는 온기가 그립긴 하지만 각자의 공간에서 하나로 연결된다는 형식 자체가 주는 울림도 남다른 것 같아요. 

자,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야말로 '따로 또 같이'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여성을 발견해보아요. 

다음 시간에는 [내면의 인도자]와 [여성의 에너지 시스템]까지 읽고 만납니다. 내면의 인도자라는 개념에 조금 더 다가가서 우리몸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볼까요?

 

* [내 안의 여신찾기] 모임은 3개월동안 두 권의 책을 읽고 생애주기별로 삶을 돌아보면서 내면의 힘을 발견해가는 여성들의 내면 여행 모임입니다.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7기는 2022년 9월에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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