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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모임 3기] 꿈이라는 밤편지가 전하는 고백 본문

여성들의 함께 말하기/꿈의 속삭임

[꿈속모임 3기] 꿈이라는 밤편지가 전하는 고백

고래의노래 2021. 6. 23. 21:46

 꿈의 속삭임 3기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7명의 모임벗들이 총 11주간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서로의 꿈을 나누며 이야기하였습니다. 꿈에 관한 2권의 책을 읽으며 꿈의 신체적인, 심리적인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 그룹꿈투사라는 작업을 통해 꿈이 가진 가능성에 다가가보았어요.

 한 사람이 자신의 꿈을 나누고, 모임벗들은 그 꿈을 나에게로 가져와 의미를 떠올립니다. 정답도 오답도 없습니다. 오직 지금 나의 느낌만이 꿈의 진정한 의미로 인도하지요. 꿈의 주인도, 꿈을 듣고 이야기나누는 벗들도 내면에 파동이 일렁이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함께 했던 11주의 시간들을 돌아보니, 우리가 여러 겹의 용기를 통과하며 신비를 경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무의식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꿈에게 귀기울이는 것은 현재 세상이 가치있게 여기지 않는 '비논리성'과  '수동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성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증명될 수 없는 경험에 집중하고 내 의지와 통제 너머의 세계와 마주하는데는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바깥의 기준이 아니라 내면에 귀기울이는 방향전환이지요. 그것은 마치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향해 "말씀하소서, 들을 준비가 되었습니다."라고 기도하는 것과 같습니다. 

 꿈을 바라보는데는 진실을 마주할 용기도 필요했습니다. 꿈은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을 계속 불러오고, 우리가 온전한 존재로 향하는 길에 있는 장애물들을 가리켰습니다. 즐겁고 기쁜 내용이라기보다는 아픈 곳을 찌르고 변화를 요구하는 내용들이지요. 다행히도 꿈은 우리가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살펴서 세심하게 '상영시간'을 결정했고 든든한 지원군들을 등장시켜서 새로운 변화와 시도들을 응원해주었습니다. 그 메세지를 강렬하게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설정한 배경과 캐스팅이 너무나 적절해서 꿈의 노력이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모임 안에서 나의 취약함을 드러내도 안전하다고, 다른 이들을 믿는 한걸음의 용기를 내딛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내면의 이야기가 건져올려질지 알 수 없으면서도 모임벗들과 꿈을 나누었습니다. 내 꿈에 대한 다른 벗들의 투사덕분에 나의 의식패턴에 갇히지 않고 넓은 의미로 꿈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벗들의 꿈을 통해서는 나의 투사가 집중되는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삶의 과제를 찾아낼 수 있었어요. 서로의 꿈을 통해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더 잘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꿈은 꿈주인은 물론이고 모임 안의 모두에게 건강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의 저자는 그룹꿈작업이 가능한 건 우리가 집단무의식의 장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꿈의 메세지를 듣는 것은 인류내면의 진화작업과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때로 우리는 개인적인 차원의 꿈 뿐 아니라 세대를 넘어 연결된 이야기를 꿈에서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윗 세대의 서러움에 눈물짓고 우리가 풀어내야 할 매듭을 발견하면서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유산을 다듬는, '정신의 진화'를 꿈작업을 통해 경험한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여러 겹의 용기를 내어 우리는 꿈이라는 무의식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꿈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자 꿈도 우리의 변화를 알아채고, 신이 난듯 여러 꿈을 보내기도 하고 스토리와 등장인물의 패턴을 바꾸기도 했어요. 우리의 반쪽인 무의식과 관계를 맺는다는 건 결국 우리 자신과 새롭게 관계맺는다는 뜻일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무시해도 무의식은 계속해서 꿈이라는 편지를 보내겠지요. 나는 나 자신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는 것, 나를 가장 사랑하는 것이 나라는 것, 이것이 우리가 깨달아야할 가장 깊은 신비가 아닐까요. 꿈이 내가 나에게 보내는 연서라는 진실을 이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연서들에 삶으로 응답하고자 합니다.

 바깥의 소리를 듣느라 부산했던 낮을 지나, 밤은 고요히 세상을 잠재우고 우리의 안쪽을 두드립니다. 꿈이라는 '밤편지'로 전해질 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셨나요? ^^ 

https://www.youtube.com/watch?v=BzYnNdJhZQw 

 

* [꿈의 속삭임] 4기는 2022년 4월에 다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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