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모임> 꿈이 인도하는 나를 향한 여정

 <꿈의 속삭임> 첫번째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이번주부터 4주간 우리는 <정신치료와 꿈의 힘>을 같이 읽습니다. 이 책은 꿈이 신체적, 의식적으로 어떠한 현상이며 이것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해석들이 갖는 의미가 각 개인들과 전체 사회에 어떠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이번 주에 함께 읽은 부분은 꿈의 실체를 주제로 한 부분이었어요. 꿈이 신의 계시로 여겨지던 시대를 지나 관측과 증명의 시대에 꿈은 사소한 흥밋거리로 취급받기 시작하지요. 그러다가 1953년 우연히 수면에 대한 실험 중 빠른안구운동(REM : Rapid Eye Movement)을 발견하면서 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생겨나게 됩니다. REM 상태에 대한 연구가 꿈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뇌파와 안구 운동 관측으로 수면에는 총 4단계가 있으며 이것이 수면 중 계속 반복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중 REM 수면 단계에서 우리는 감정적이며 극적이고 길고 환상적인 내용의 꿈을 꾸게 됩니다. 그 밖의 수면 단계에서도 계속 꿈을 꾸지만 평범하고 일상적인 내용 탓에 그저 몽롱한 상태의 연상이나 생각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꿈을 무엇으로 정의내릴지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자는 이 또한 꿈으로 포함시키고 '의미가 있다'고 해석합니다.

 

 꿈에 나오는 여러 소재들이 개인적인 삶 안에서 보고듣고 느낀 것들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꿈을 단순히 낮동안의 자극에 대한 흔적을 쫓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자극들은 우리 내면의 무의식을 들어올리는 갈고리에 불과하다는 프로이트의 말을 인용하면서 수면 중에는 각성논리가 사라지므로 연상의 연쇄고리들이 더 자유롭고 풍부하게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이 오히려 꿈의 힘이라고 강조하지요.

 

 꿈은 우리의 삶의 방식과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의식이 이완되었을 때 우리는 낮 동안의 자극을 소재삼아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꿈을 펼쳐나갑니다. 그것은 때로 강한 자극이나 충격적 경험으로 인해 생긴 고정관념이거나 회피, 거부 등의 소극적 문제해결 패턴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나에게 맞지 않는 그러한 삶의 방식이 내 행동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꿈을 통해 자각하게 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변화의 출발선 위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자기무지와 자기은폐가 모든 불행의 시작이라면서 자기 신뢰와 개인의 책임이 중요한 시대에 특히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 방법 중 하나로 꿈을 제시하지요. 그렇게 꿈을 되돌아보는 것이 우리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도 꿈의 힘을 과대평가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꿈은 우리가 존중하고 들여다볼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위 사진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전통 공예인 드림캐쳐(Dreamcatcher)입니다. 잘 때 머리맡에 걸어두면 우리에게 찾아오는 악몽을 걸러서 잡아준다고 하죠. 하지만 꿈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나쁜 꿈'과 '개꿈'은 없다고 말합니다. 꿈이 전하는 의미를 찾는 사람과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을 뿐이죠.

 

 꿈을 기억하는데는 개인성향, 심리적 상황, 꿈에서 깬 후 이어진 잠의 유무, 뇌의 상태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합니다. 잠에서 깨어나 꿈을 지각했더라도 이것이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충분히 시간을 주지 않고 다시 잠에 빠져든다면 뇌는 이것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또한 나를 드러내는데 두려움이 없을 수록, 삶의 내적이고 주관적인 면에 깊은 관심을 갖고 불편한 정서도 쉽게 인정하는 사람들이 꿈을 더 잘 기억하지요.

 

 꿈을 잘 기억하는 소위 '대몽가'였던 우리는 내면지향적이고 감정에 섬세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며 그래서 꿈에도 더 쉽게 닿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꾸었던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자의 말대로 꿈이 꿈 꾼 이의 상황과 소망, 욕구 그리고 그 사이에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가능성과 힘까지 보여준다는 것을 조금 알 것 같았어요. 모든 것이 가능한 꿈의 세계처럼 이야기거리가 정말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습니다. 앞으로의 만남 속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꿈을 향해 열린 모임벗들과 편안하게 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억의 그물로 꿈들을 잡아내며 우리는 '꿈의 속삭임' 여정을 시작합니다. 꿈에 집중하되 꿈에 빠지지 않게, 꿈의 의미를 믿되 꿈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을만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보려해요. 마치 드림캐쳐의 그물이 빽빽하지 낳고 정성스럽게 성근 것처럼, 일상을 차분히 유지하며 정성을 들여보겠습니다. 혼자가 아니기에 그 적당한 거리감을 잘 유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두달여의 시간동안 꿈이 우리를 어떤 깨달음과 배움의 시간으로 인도할지 마음이 두근거리네요.

 

* <꿈의 속삭임>은 책을 함께 읽으며 꿈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룹꿈작업 모임입니다. 3분 더 참여가능하며 구글 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s://forms.gle/E4KBB3QERuxYbbMF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