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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새여자 북클럽] '다른 방식으로 보기' 모임 후기 본문
7월 9일 새여자 북클럽 세번째 모임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읽고 이야기나누었습니다. '관점의 변화'를 지향하는 북클럽의 방향과 제목부터 찰떡인 책이었는데요, 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을 살피다보니 삶과 사회에 대한 관점에까지 이르게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1500~1900년 사이의 유화에 집중합니다. 유화는 그 소재의 강점으로 인해 마치 실제같은 그림표현이 가능했는데, 이 점이 귀족들의 자본과 결합하면서 미술은 팽창된 자아를 떠받치는 도구가 됩니다. 귀족들은 자신의 진기한 소유물들과 권력을 유화를 통해 드러내고 과시했습니다. 그건 신화나 성경구절 장면 등을 묘사한 그림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그림 속에서 여성들은 그림을 보는 관객, 주요하게는 그림 소유자를 위해 벌겨벗었습니다. 누드화에서 여성들의 시선은 남성들을 남성적으로 느끼게 하기위해 관람자를 향하고 그림 안과 밖의 장벽을 걷어냅니다.
"여자 자신 속의 감시자는 남성이다. 그리고 감시당하는 것은 여성이다.
그리하여 여자는 그녀 자신을 대상으로 바꿔놓는다. 특히 시선의 대상으로."
여성 누드화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지금은 페미니즘 입장에서 매우 보편화되었지만 이 책이 쓰여졌던 1972년도만해도 선구자적 과점이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서구의 주요 시각정보였던 유화의 역할(재산과 힘의 과시)은 20세기 들어 고스란히 광고로 편입됩니다. 물론 유화는 소유자의 욕구와 밀착되어 있고, 광고는 구매자의 욕구를 자극하는 등 여러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 매체는 모두 '사유재산'에 대한 것입니다.
"유화란 무엇보다도 사유재산에 대한 찬양이었다.
그것은 당신이 소유한 것들이 곧 당신이라는 원리에서 나온 미술형식이다."
"광고는 소비를 민주주의의 대체물로 만들어냈다...
광고는 사회 내부의 비민주적인 모든 것들을 은폐하거나 보상해주는 일을 돕는다."
저자는 세상 한 쪽에서 벌어지는 비극적 뉴스가 구매욕 외의 진실들을 모두 은폐하여 세상을 밋밋하게 하는 광고와 한 면에서 제시되는 신문, 잡지의 편집에 분개하면서 우리가 스스로의 관점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냉소적인 편집'은 이제 핸드폰 화면 속에서도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조리함에 대한 분노의 감수성을 지켜가는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네요.
광고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오히여 광고하지 않는 홍보, 즉 은밀한 정보의 소유로 인해 이용자에게 특별함을 느끼게 하는 간판없는 가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음악과 미술, 문학 등 여러 예술 장르들이 가지는 특징들을 떠올려보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미술이 인류의 정신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미술이란 그것이 지닌 유일무이한 변함없는 권위를 통해 다른 형태의 귄위를 정당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미술은 불평등을 고상한 것으로 보이게 하고 위계질서를 짜릿한 긴장감을 주는 것으로 만든다."
개념미술이 하나의 주요 장르로 부각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물성'이 미술의 주요한 특징인 만큼 '소유', '자본'과 긴밀하게 연결되며 이 점에 저항하고 전복을 시도하는 것이 어느 새 미술가들의 역할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곰브리치가 '현 시대는 미술가들에게 사명을 부여하고 있지 못하다'고 한 게 이런 것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저자가 유화시대의 예외적인 케이스로 예를 든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들을 많이 찾아 보고 싶어졌습니다. 윌리엄 클레이크는 사실적인 유화가 대세일 때 유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데생 규범을 따르며 일부러 그림에서 현실감을 제거하고 '뚜렷한 표면이 없어도 빛이 나며 사물의 지위로 절대 떨어지지 않는 인물들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보는 행위는 우리가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해 준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결코 한가지 방식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유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신비화('쓸데없는 엉뚱한 설명으로 핵심을 흐리는 것')를 매섭게 비난하면서 여기에 현혹되지 말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라고 당부합니다. 책 속에서 미술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은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로 마무리됩니다. '바라본다'는 행위 자체가 지닌 상징성 안에서 미술의 역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현상을 단순화하여 판단하지 말고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것, 그러기 위해 제대로 질문하고 나만의 관점 위에 바로 서는 것은 AI 시대에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태도일 것 같습니다. 세상과 삶에 대한 나의 관점이 어디에서부터 출발했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살피는 작업은 그래서 계속 되어야 하겠죠!
새여자 북클럽은 아이들 방학을 지나 8월 29일(목) 다시 재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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