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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일상학자 2기] 네번째 모임 :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받아들이기 본문

여성들의 함께 공부하기/공부 프로젝트, 일상학자

[일상학자 2기] 네번째 모임 :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받아들이기

고래의노래 2021. 11. 26. 16:52

11월 23일(화) [일상학자 2기 네번째 모임]

수정한 연구계획서를 다시 공유하고, 계획서를 수정하며 또는 수정하지 못하며 우리가 중심에 두고 있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나누었어요.

:: 윤주애 연구계획서 함께 살펴보기


[주애]
계획서에 내가 풀어내고 싶은 질문을 명확히 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짧은 일정 안에 이 내용들을 다 정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계획한 내용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이 된다. 연역식으로 내용을 정리해나가는 스타일인데다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는 편이라 나와의 조율점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

[피드백]
- 이 연구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여성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이 처음에 평등함에 집중하고 남성과 같은 권리를 쟁취하고자 했다면, 이후에 성별간의 고유성, 몸의 차이에 집중하는 목소리도 생겨났다. 페미니즘에도 이렇듯 여러 단계가 있는데 이 단계들을 이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본인이 여성으로서 생각의 흐름이 변해왔던 것을 보고서에 넣어보면?
- 결국 '내가 나로 가는 과정'의 이야기인데, 그걸 왜 꼭 여성성으로 발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
- 결론부터 얘기하고 들어가면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여성성에 대한 옛이야기들과 이야기와 연결된 삶의 경험들을 먼저 정리해보면 어떨까.
- 여성성과 여성정체성, 성별로서의 여성이 명확히 구분되어서 제시되어야 혼란이 없을 것 같다.

[주애]
- 1기 연구 때의 중간발표와 최종 보고서 피드백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었다. '왜' 이 연구를 하는지가 궁금한데, 그 내용이 빠져있다는 거였다. 오늘 들은 피드백들도 결국 '나의 이야기'가 보고서에 들어가면 좋겠다는 의견들이다.
- 그런데 내가 왜 이 질문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쓰려면 그건 듣는 이와 정말 긴 산책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에 집중하려니 '왜'에는 무게를 싣지 않게 된다.
- 게다가 지난 모임 때도 이야기했듯이 그 이유를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걸 원하지만 감히 하지 못했고 또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에 힘들어하면서도 돌고돌아 그 목표로 향하는 것 같다.
- 지금 보고서에 그 이유를 담는 것은 가능하지 않지만, 그에 대한 언급은 해보겠다. '왜 여성성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유를 언어화하는 것이 나의 과제이며 이 연구가 그 과정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


:: 살림님 연구계획서 함께 살펴보기


[살림님]
피드백 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많은 부분들을 추리고 정리하였다. 글을 쓰기 전에 모임벗들과 함께 내용을 미리 정돈해보는 과정 속에서 내 질문과 생각이 선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꼭 필요한 과정이다.

[피드백]
- 계획서 안에 '자급'과 '자립'이라는 단어가 혼용되어 있다. 두 단어가 같은 뜻인지 다른 건지 분명히 짚어주면 좋겠다. 의미가 같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어떨까.
- 자급자립이라는 목표 아래서 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 A : 두 단어를 혼용하고 있었고 '자립'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썼다는 걸 지금 알았다. 각자의 자립을 통해 서로의 자급을 돕는...자립과 자급은 나에게 그런 관계로 생각된다.
- 자립은 나의 언어를 찾는 것이고, 자급은 그렇게 찾은 언어를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것 아닐까.
- A : 공부를 통해 내가 어디에 상호부조하고 싶은지 발견하고 결국 이를 행하게 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공부가 공동체의 자급이 되는 과정이다.


:: 지은님 연구계획서 함께 살펴보기


[지은님]
다른 이들이 보다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두 권의 책을 통해 나의 마음을 찾는 과정을 정리해보려 한다.

[피드백]
- 듣는 이에게 확 다가와준 느낌이다. 지난 번에는 연구내용 전개방법에 대해 굉장히 확고하셨는데, 이렇게 수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
- A : 기간이 짧았을 때는 학교 과제와 같이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기간이 연장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 두권의 책 내용을 바탕으로 형식을 잡고 그 안에 지은님의 '감정 언어화' 과정이 들어가는 건가?
- A : 그렇다. 과거를 가져와서 내 안에서 통합하는 과정에서 책의 내용들이 돌아보기의 틀로 작용한다.
- '고통의 기억을 나의 일부로 통합하는 것'이 나에게도 과제인만큼 보고서의 내용이 무척 궁금해진다.
- 지은님이 심리상담을 받으며 썼던 책이 그러한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인 것 같다. 참고문헌에 그 책을 올리는 건 어떨까.


연구계획서를 정리하는 것 뿐인데, 나 자신에 대해 참 많은 걸 알게 됩니다. 하고 싶은 많은 이야기 중에 알곡을 추리고, 그게 잘 전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동안 내가 어디에서 서성거리고 있는지, 그리고 나아가야할 방향이 분명하다면 왜 발을 떼지못하는지 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극복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인정하면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꼈습니다. 내면이 성장하며 언젠가는 지금과는 다른 단계에 이를 것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지만 변화를 채근하지 않고 저만의 속도를 존중하려 해요. 여전히 제 안의 어떤 시간들이 울고 있지만, 제가 한결 저 자신에 대해 편안해졌다는 걸 놀랍게도 일상학자 속에서 발견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게 보고서 작성이고 발표라는 걸 이제 알겠습니다. 각자의 연구에 대해 마치 내 것처럼 고민해주신 덕분이네요! 감사합니다.

다음 모임 때는 중간발표 날짜를 정하고, 앞으로의 모임 간격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일상학자]는 각자 지금 집중하고 있는 주제의 '학자'가 되어서 공부를 계획하고 과정을 함께 나누며 최종발표회로 연구결과를 공개하는 생활인들의 공부 프로젝트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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