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내 안의 여신찾기

[여신의 언어] 서문~5장 후기 본문

여성들의 함께 읽기/여성과 책 그리고...

[여신의 언어] 서문~5장 후기

고래의노래 2025. 7. 9. 18:49

* 2025년 5월~6월에 진행되었던 '여신의 언어' 온라인 읽기 모임에서 나누었던 글들을 올립니다. 

 

[서문]
어제 읽기 첫날이었습니다. 
저는 각종 서문들을 읽으며 여신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했어요. 

"남녀가 평등하고 비폭력적이었고 또 땅이 중심이었던 본래의 유럽 전통이 존재했으며, 우리가 이 전통으로부터 오래 소외된 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 막 인식하기 시작했다. 오래 지속되었던 이 문명과 상징 언어에 대한 명확한 증거들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런 자취들은 우리들의 상징 체계 안에도 뒤섞여 살아남아 있다."

"다양한 신전과 상과 이미지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메신저다. 모든 위대한 이론과 학문적 성취가 그러하듯, [여신의 언어]는 더 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더 다양한 탐색의 길을 제시한다."

서문 속 저자와 옮긴이의 말에서 딱 제가 이 책에 기대하는 바가 표현되어 있어서 반가웠네요. 
바흐오펜의 [모권]이 계속 언급되어서 제 책장에서 모셔져만 있던 요 책도 꺼내서 먼지털어 놓았습니다. ㅎㅎ
여러 책들에서 [모권] 내용의 한계를 언급하는 걸 접하고 읽을 마음이 꺾인 채 오랫동안 방치했었는데요, 
옮긴이 서문에서 김부타스가 침묵하는 유물과 의례를 연결지는 추론의 위험을 감수했다는 부분을 읽으니 인식의 점프를 일으킨 그 모험은 내용의 한계가 있더라도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에너지를 느끼고 싶고 받고 싶어졌습니다. ^^


[1장 V자 문양과 쐐기 문양]

단순히 직선들의 나열로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화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연구했을까요. 
저자가 V문양이 새 여신의 핵심이라고 하면서 이게 자궁부위의 삼각형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 V이기도 하네요. (새와 우물 로고 만들 때도 V자 여러 번 끄적였었네요. ㅎㅎ) 신라시대 새모양 금관 장식이 떠오르기도 하고, 박물관에서 새 모양 토기 여럿 보았던 것도 생각났어요. 저는 이제부터 사진찍을 때 승리의 V아니라 여신의 V를 만든다고 생각하려구요. >ㅂ< 
하나의 단순한 선에도 인간은 무한한 의미를 담을 수 있다는 게 경이롭습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다양한 상징들이 기대되네요.

오늘 그림은 도저히 따라그리지 않을 수 없었던 오리가면 여신! ㅎㅎㅎ(암팡지게 손 허리에 두르고 있는 게 킬포같아요.) 그리고 강렬하지만 익살스러보이는 쐐기문양 여신입니다.

 

[2장 지그재그 문양과 M자 문양]
지그재그와 M자 문양은 물의 이미지. 특히 지그재그는 인류 최초의 상징적 모티브.
지그재그 선이 끊기지 않게 이어서 계속 문양을 그렸다는 걸 현미경을 이용한 연구에서 밝혀냈다고 하네요. 우와, 일부러 의지를 가지고 연속되게 그렸다는건데, 4만년 전 인류가 뼈에 그림을 그리며 집중하는 모습이 이 설명을 읽으니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엄청 경이로웠습니다. 
오늘 따라그린 그림은 마트로슈카 인형같이 생긴 여신상. V문양, 귀여운 가슴, M자, 나비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평온하게 눈감은 모습이 매력적이예요. 6.5센티 정도라니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일듯해요. 갖고싶어라. >ㅂ<


[3장 미앤더 문양과 물새]
- 미앤더 문양은 후기 구석기 시대에 처음  등장, 물에 대한 은유. 
- V자, 쐐기, X자, M자, 지그재그, 그물망, 미앤더 문양은 새 여신 혹은 새로 체현된 여신과 연관.
- 새 여신은 생명을 부여하는 물의 원천이자 분배자. 물새로 형상화된 여사은 하늘과 땅을 통합. 

미앤더 문양 그리기가 엄청 어렵더라구요. 특히 문양이 연속해서 이어질 때요. 다른 문양과 달리 멍때리며 끄적이는 건 불가능해요. 엄청 집중해서 그렸을듯요. 
그리다가 계속 삐꾸가 났어요. 

[4장 새 여신의 젖가슴] 
- 젖가슴과 목걸이는 모두 여신의 가장 주요한 특성. 여사의 현존과 재생 가능성을 상징.
- 젖가슴은 살아있는 존재를 위한 젖줄일 뿐 아니라 죽은 자의 재탄생을 위한 자양분. 
- 젖가슴 장식 펜던트. 이는 여신의 상징으로, 소지한 이들을 보호해준다 여겼을 것임.

최근 둘째 가슴에 몽울이 생기고 나오기 시작했어요. 가슴이 나오길 무척 기다렸던 터라 아이는 매일 엄마, 아빠에게 가슴 나온 걸 자랑합니다. 가슴 부분이 덧대진 속옷도 꼭꼭 챙겨입으며 자신의 몸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기뻐하고있어요. 
가슴에 대해서 복잡한 감정의 역사를 가진 저는 이런 아이의 순수한 기쁨이 놀랍더라구요. 

가슴 펜던트를 지니고 다니며 가슴을 에너지 장소로 여긴 그들의 순수한 믿음이 조금 낯설게 느껴져요. 다른 한편으로는 1만년전 여성들도 가슴이 있고 아이를 먹였구나 싶어서 몸을 통한 연결감도 느껴졌습니다. 

가슴 펜던트는 녹색이었다고 써있길래 색을 칠해봤어요.  날 지켜줄 에너지 상징으로 목에 걸고다닐 펜던트를 만든당연 지금 난 어떤 모양을 만들고싶나 생각해보게 되네요. 고급 브랜드 로고들이 이런 힘의 상징 펜던트이기도 하겠죠?  


[5장 물결 문양]
- 생명을 부여하는 물의 원천으로 강, 샘, 우물이 신성하다는 오랜 믿음.
- 여신들은 강, 샘 혹은 우물과 연관지어졌다. 
- 지그재그, 물결선, 구름무늬나 수직선, 사선 등은 비(물)의 형상화.
- 전형적인 물결상징은 사각형 안에 평행선을 긋는 방식. 

새와 우물이라는 책방 이름은 위, 아래를 잇는 인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새, 우물 모두 여성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담기도 했습니다. 여신의 언어를 읽으며 이 점을 새롭고도 명확하게 알아가는게 힘이 되네요. ^^
그림은 빛나는 광배를 뒷머리에서 내뿜고 몸 가득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의 힘을 품은 귀여운 한발 여신!

그리고 올빼미 모양 구멍 뽕뽕 용기. 요거는 의식에 사용되었을꺼라고 하는데, 설명이 자세하지 않더라구요. 물을 부으면 저 구멍들에서 물이 뽕뽕 나오면서 물결무늬를 실제로 만드는 용도였을라나요?

새는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로 여겨서 예전부터 신성시 되어 왔다고 하더라구요. 경계를 잇는 존재는 신성시되거나 터부시되거나 하는데, 여성도 딱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