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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내 안의 여신찾기] 새로운 시도 속에서 새로운 믿음을 향해 본문
[내 안의 여신찾기] 5기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 맞추어 여신모임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형식 속에서 조금은 긴장도 되었지만 화면 너머에서도 다정한 공감의 교류는 여전했습니다.
이제부터 8번째 모임까지 우리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를 천천히 함께 읽습니다. 이번 모임에 함께 읽고 이야기한 부분은 '믿음 체계'에 대한 것이었어요. 산부인과 의사인 저자는 그동안의 진료 경험과 본인의 삶을 바탕으로 질병은 단순히 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삶과 연결된 이야기'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인터뷰를 하고 글을 기고하다가 책을 쓰고 병원을 만듭니다. 책의 첫부분에서 저자는 몸이 알려주는 삶의 진실을 알아가기 전에 그러한 시각으로 삶을 돌아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내면화했던 세상의 믿음체계를 깨닫고 휘청거리며 나아갔던 과정들을 이야기하지요.
우리는 저자의 제안대로 내가 질병과 몸을 바라봤던 방식을 돌아보면서 그게 삶의 태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권위주의와 완벽주의, 경쟁과 서열로 대표되는 가부장문화를 저자는 '중독된 사회구조'라고 일컫습니다. 중독이라는 단어를 나와 연결하여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많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의식적으로 택하지 않았으면서 외부의 기준을 삶으로 내면화했다는 사실에 '중독'이라는 단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어보였어요.
삶에 고통과 기쁨의 정량이 있다고 믿고 인과응보적인 패턴 안에서 미래를 기대하곤 했습니다. 다른 이와의 관계 속에서 내 욕구를 발견할 때면 의무와 책임의 무게에 짓눌려 죄책감이 들었죠. 그런데 그러면서도 관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의 처지, 감정, 외모, 지적 정보 등을 동원해서 은밀하게 주도권을 잡으려했습니다. 자연적인 치유법만이 올바른 길이라 믿으면서 아이들의 치료에 현대의학적 방법을 거부하기도 했던 반면 다른 이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조금만 아파도 약을 먹고는 했어요. 질병은 메세지라기 보다는 비정상 상태였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삶으로 날 데려갈 수 있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내면의 인도자를 만나기 위해 먼저 중독상태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지금의 우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우리는 혼란스러울 여정을 시작합니다. 하나의 깨끗한 상태로 정의내릴 수 없는 모호함들이 우리 앞에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겠지요. 어쩌면 말로, 글로 정리할 수 없을 이야기들을 함께 하는 모임 안에서 담아내보아요.
코로나 상황으로 직접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처음에는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생각과 의견을 아니라 삶과 느낌을 나누고 공감하는 모임이 온라인으로 가능할 것인지 싶었어요. 그런데 믿음체계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이 두려움은 어떤 믿음에 뿌리를 둔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상적인 모임의 모습을 상으로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추어 쫓아가려 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모임인데, 형식이 이제까지와 다르다는 이유로 시도하기도 전에 불안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셈이었죠.
그래서 이번 모임은 참 특별합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이끈다는 모임의 큰 주제를 새로운 시도 안에서 경험해볼 수 있게 되었죠. 게다가 코로나로 전세계가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믿음체계를 돌아보고 진짜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는 인류의 에너지가 같은 여정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분명 큰 힘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마치 파도를 타고 나아가듯 말이죠.
다음 주에는 ~120p '여성의 에너지 시스템'까지 읽고 만납니다. 성찰의 파도를 타고 '내면의 인도자'로 가는 여정을 조금 더 내딛어보아요.
* <내 안의 여신찾기> 는 서울 세곡동 <냇물아 흘러흘러>(https://band.us/@natmoola)라는 공간에서 12주동안 진행되는 내면여행 모임입니다. 2권의 여성주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내 안의 힘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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