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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찾기

[그림책, 존중, 사랑 - 첫번째 시간] 마음의 긴장을 견디는 내면의 힘을 위해 본문

존중과 스며듦/그림책으로 만나는 존중과 사랑

[그림책, 존중, 사랑 - 첫번째 시간] 마음의 긴장을 견디는 내면의 힘을 위해

고래의노래 2020. 8. 10. 20:35

밸류가든의 찾아가는 성평등 프로그램 [그림책으로 만나는 존중과 사랑] 첫번째 만남이 8월 5일 우면동 네이처힐 6단지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존중과 사랑]은 혐오와 차별없이 서로를존중하고 함께 사는 공동체의 행복에 대해 어린이들의 시선에 맞추어 이야기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첫번째 시간에는 ‘사자를 알고 있니?’라는 부제를 바탕으로 ‘모른다’는 두려움을 넘어 사귀어가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나누었어요. 아이들과 처음 만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로를 모르는 채 마주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긴장하게 됩니다. 그건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섣불리 안다고 여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내 경험과 인식 안에서 순간적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게 되는 거죠. 마음의 긴장을 내려 놓으려는 성급한 판단을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는지 그림책 3권과 놀이활동을 하며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꺼야>는 몰라서 오는 두려움과 안다고 생각해서 오는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비어있는 사자방으로 소년, 소녀, 개, 새들이 차례로 들어오는데 모두들 뒤에 오는 누군가의 소리를 사자가 오는 소리로 오해하고 두려워서 숨습니다. 마지막에는 사자가 자기 방으로 돌아오는데 미묘하게 달라진 방의 분위기에 오히려 겁을 먹지요. 그림과 구도가 단순하지만 곳곳에 자잘한 변화의 포인트들이 숨어있어서 이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몰라서 오는 두려움'이 무엇인지 그림책을 보며 느껴볼 수 있었어요.

 

<하늘을 나는 사자>는 바깥의 기대에 맞추어 나를 잃어버리는 위험에 대해서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우렁차게 포효하고 멋지게 사냥하는 사자를 고양이들은 입이 마르게 칭찬합니다. 낮잠을 좋아한다고 자신의 진실을 이야기하지만 고양이들은 이를 농담으로 여기지요. 고양이들의 칭송에 맞추어 멋진 모습만 보여주려다극도로 피곤해진 사자는 마침내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고 돌이 되버립니다.  돌이 된 사자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봐주는 아이의 한마디에 깨어나지요.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은 나를 힘나게 하지만 거기에 갇히면 진짜 내 모습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어린 친구들과 나눠보았어요. 

 

<아빠!>는 '다름'이 '구분'이 되는 상황을 유쾌하게 비틀어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자기 전에 이상한 느낌이들어 침대 옆을 보던 아이는 '괴물'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그 괴물 역시 아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방 안에 괴물이 있다고 아빠를 부르죠. 서로의 입장에서 '괴물'을 발견했던 아이들은 결국 사이좋게 함께 잠자리에듭니다. 둘 중에 누가 괴물이었던 것 같은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나누었어요. "자기랑 다르게 생겨서 괴물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친구들이 그림책이 전하는 이야기를 정확히 짚어내더라구요. 다르다는 단순한 사실이 너와 나를 가르는 구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림책을 읽으며 '상자 속의 물건 만지고 알아맞추기' 놀이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손을 넣기 전에는 두렵고무서웠지만 막상 만져보고 차근차근 머리 속에 모양을 그려보며 더 알아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어요.

 

"처음엔 좀 무서웠어요."

"그런데 여기에 사자가 들어올 리는 없잖아요."

"여기에 선생님이 무서운 걸 가지고 오셨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궁금한 마음이 점점 더 많이 들었어요."

 

알기 전의 막연한 두려움과 알고 나서 드는 호기심이라는 전혀 다른 마음이 결국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친구들이 경험으로 가져갔길 바랍니다. 모임이 이루어지는 도서관 공간과 모임지기인 저에 대한 믿음을이야기해준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라 재미있고 흐뭇했네요. ^^

 

모른다는 긴장감은 쉽게 공포로 이어지고 이건 혐오와 차별로 연결되고는 합니다. 마음의 긴장을 견디면서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잇는 것는 내면의 힘이고 이는 경험이 쌓여서 만들어지지요. 어린이들에게 이런 힘을 만들어주기에 60분은 당연히 너무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세상에대한 믿음으로 작은 불안을 견딜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이번 그림책 시간이 아이들에게 그러한 '작은 경험'이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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