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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함께 읽기/여성과 책 그리고...

[여성 영성 책모임] '침묵의 세계' 후기

고래의노래 2025. 12. 25. 09:10

밤이 가장 긴 동지무렵, 한달 동안 이어졌던 #침묵의세계 읽기를 마쳤습니다. 

하루에 한 챕터씩 읽고 온라인으로 인상깊은 구절과 생각을 남기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고요히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함께 모여 우리 안에 남은 사유들을 나누었어요. 내가 이제까지 머문 침묵들은 원초성의 근원을 두드리는 침묵이 아니라 ’속시끄러운 말없음‘이었음을 깨닫기도 하고, 바깥의 기준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자 한 노력에 대한 응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절대적으로 무효용한 존재성으로서의 침묵과 인간을 현상이 아니라 현존이게 하는 언어 그리고 그 둘을 잇는 정신세계에 대한, 그래서 결국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후기를 쓰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몇시간이나 헤매였어요. 너무나 깊고 짙은 글 앞에서 저절로 고요해졌던 경험 외에 내 안에 뭐가 또 남아있는지 정말 천천히 뒤적거렸습니다. 

"그리스도가 신으로부터 인간에게로 강림한 현상 속에 모든 시대를 초월하여 침묵으로부터 언어로 변화한 것이 예시되어 있다."

결국 지금 이 시점과 맞닿아 떠오르는 생각만을 남깁니다. '고요한 밤' 신이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천년 전 새로운 별이 떴고 침묵의 진동을 감지한 지혜로운 이들은 경배를 하러갔습니다.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깊은 밤의 침묵 속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내면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은 다시 태어나겠지요. '침묵의 세계'가 저에게는 '침묵으로부터 정신의 언어가 탄생한 이야기'에 대한 긴 해설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맞이하는 성탄이 예전과 다르게 다가오네요. 

게다가 엄마가 거대한 침묵이 되어버린 지금, 엄마를 만나려면 침묵 속으로 들어가야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침묵이 단절이 아니라, 아득한 연결이라는 걸 알게되어서. 침묵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인간인 나에게 있다는 걸 배우게되어서.

[#여성영성 책모임]에서는 내면 탐구와 영원성에 대한 지향으로 이끄는 책들을 우리(여성)의 삶과 경험을 중심에 놓고 만납니다. 다음 번 책도 곧 공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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