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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학자] 첫번째 모임, 입학식을 잘 마쳤습니다. 본문

여성들의 함께 공부하기/공부 프로젝트, 일상학자

[일상학자] 첫번째 모임, 입학식을 잘 마쳤습니다.

고래의노래 2020. 1. 20. 14:59

 1월 17일 금요일 역사적인 [일상학자]의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공부를 하겠다고 자기 발로 모인!'(누군가에게는 놀랄만한 일이겠죠? ^^) 총 11명의 모임벗들과 함께 1기 [일상학자]의 여정을 힘차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공부를 하기로 다짐하고 실행하는 모임인 만큼 공부와 나와의 관계를 돌아보며, 공부가 나에게 어떤 가치이고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모임의 형식과 방법에 대해서 구체화하는 작업을 함께 했어요. 책이라는 컨텐츠로 모인 모임이 아니라 비슷한 욕구를 중심으로 모인 만큼 모임에 대해 거는 각자의 기대와 욕구에 대해 이야기나누어 보았습니다.

공통적으로 모아지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입시를 위한 공부, 수단으로서의 공부, 나를 증명하거나 또는 내가 되기 위해 억지로 통과해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이제 나를 위한 진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는 거였죠. 또한 이 모임을 통해서 그 다짐이 지지, 독려되길 바랐습니다. 공부하게 만드는 환경 안에 있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일상학자'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이야기나누었습니다. '학자'라는 말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내가 학자가 되기 위해 더 필요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지 생각해보았어요. 부담스럽기도 했고, 조금 부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던 '학자'라는 단어를 나와 연결시키면서 '독립연구자', 'everythingolosist'라는 명언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아예 새롭게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오신 분도 계셨어요! 그리고 이미 우리가 충분히 학자라는 생각도 들었고, 학자라는 명칭이 나를 학자로 다잡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일상과 공부, 그 섬세한 균형잡기. Pieter Janssens Elinga_Reading Woman

  우리는 어느 조직에 들어가거나 개인적인 업적을 통해서 '학자'의 이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학자를 우리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세우려합니다. 그것은 내 삶의 흐름을 격하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의식적으로 공부하는 한 인간으로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일상의 흐름 안에 학자의 자리를 만드는 것은 삶과 공부의 균형점을 찾고 이를 다짐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각자의 일상이 가진 상황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 빡빡하거나 엄격한 규칙은 우리 모임에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모임에 거는 기대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되었듯이 우리 모두는 '공부하는 환경'의 도움을 받고 싶어했습니다. 즉 우리 각자가 서로의 환경인 것이죠. 너무 강압적이진 않더라도 건강한 부담감을 안겨줄 수 있는 형식과 방법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모임의 환경설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떠한 형식, 어느 정도의 빈도로 공부를 서로 확인할 건지, 누가 모임을 진행하고 발표는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정해보았어요. 모임의 방법들을 정하면서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내적인 동기부여를 강화하기 위해 돈을 이용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공부에 거는 나만의 가치를 향해 스스로의 의지를 믿고 나갑니다. 이 다짐을 나누었을 때 저는 이 모임이 단순히 공부의 결과를 내는 것 이상의 가치일꺼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렇게 뜨거운 마음들과 함께 할 1년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일상학자]는 6~7월에 연구 중간발표 시간을 마련하고 냇물공간에서 이를 모든 분들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11~12월에는 최종 발표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을 냇물에 정기적으로 알리지는 못하겠지만 발표가 마련되면 초대의 글을 올리겠습니다. 다정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

내가 만드는 [일상학자] 입학증서

 우리의 공부 결과가 논문같이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 허술해보인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예술가들이 그러듯 그저 우리 안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았던 성실한 여정을 펼쳐보이고 또 다시 질문하게 되는 거겠죠. 당신은 어떠냐구요. 
 각자의 글씨로 자신의 [일상학자] 입학증서를 만들고 기념촬영도 했습니다. 일상을 뒤흔드는 무게는 아니지만 이것은 분명 묵직한 결심입니다. 우리는 이제 '일상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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