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여성의 몸에 대한 시선에 대해 공개질의합니다.

*설리의 죽음과 여성의 몸에 대한 검열은 같은 맥락 안에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페미니즘 책모임, 대화모임을 기획, 진행하는 윤주애라고 합니다. 2017년부터 페미니즘 모임을 하면서 모임후기를 블로그에 적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여성의 몸이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글이 다음카카오로부터 비공개처리되었습니다. 여성성기 그림이 올려져있다는 이유때문입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몸에 대해 자기 것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매번 모임 후에 모임후기를 남기는데, 이 때마다 주제를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이미지들을 넣어서 작성합니다. 몇 주 전 있었던 모임의 주제는 '유방, 성기, 성기기관'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의 몸이지만 마음대로 만지지도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저는 기사를 통해 보았던 재클린 세커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몸에 대한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다른 여성들의 성기 그림을 그리는 재클린 세커에 대한 기사를 매우 인상깊게 읽었었거든요.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6253dce4b09247fcc13955) 그래서 그의 그림 중 하나를 게시물에 넣어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이 게시물은 몇 시간만에 다음카카오로부터 비공개 처리되었고, '청소년유해물(음란물)'로 분류되어 비공개 조치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한달 뒤 삭제 처리될 거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이미지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음란물로 분류된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시물의 제목을 조금 수정하고 다시 같은 내용의 글와 이미지를 올렸으나 다시 비공개처리되었습니다. 고객센터에 이의를 접수하였으나 기계식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https://findmygoddess.tistory.com/173 )

고객센터에서 제시한 규정들을 살펴보았으나 모두 모호하고 해석의 여지가 열려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규정도 살펴보았는데, '성기'이미지에 대한 규제내용은 있으나 이 또한 이제까지의 재판들에서는 '맥락'안에서 해석되었던 부분입니다. 허프포스트에서 재클린 세커의 이미지에 대해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도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몸이 여성의 것이어야 한다는, 여성의 몸은 음란한 대상이 아니라는 글와 이미지가 '여성의 몸은 음란하다'는 규제에 검열당했습니다. 이상을 이야기하다 현실에게 멱살을 잡힌 느낌입니다. 글의 맥락에서 보았을 때도 그 이미지가 '음란하고 유해한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것인지 다시 묻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봐주시길 바랍니다. ( https://findmygoddess.tistory.com/171 )

다음카카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쏟아지는 게시물의 홍수 속에서 일일이 유해물을 가리기 어려워 시스템대로 처리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의창구를 마련했다는 건 자신들이 '잘못 처리'했을 경우에 대해 정정하기 위한 것이며 그 과정은 인간 대 인간으로 맥락을 살피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SNS에서 여성의 몸을 음란물로 규정하고 검열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 또한 그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며 지금 이 삐걱거림이 제도가 보완되어야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겪어야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저는 다음카카오와 함께 고민하면서 미디어가 인간존재에 대한 존중을 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설리사건을 계기로 다음카카오에서 연예기사의 댓글을 폐지하셨지요. 그 대응방법에 찬성하든 하지 않든 다음카카오가 미디어로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시도하며 노력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게시물을 차단하신 건 설리의 사건과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건 같은 맥락 안에 있습니다. 다음카카오가 인간존중을 위한 미디어로서의 책임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기계식 답변말고 제 블로그와 이의내용을 읽으신 후 '인간의 답변'을 받길 원합니다.

** 재클린 세커의 여성성기 그림은 외모강박장애에 시달리는 본인을 스스로 치유하고자 시작한 그림들입니다.
인터넷의 여러 곳에서 그의 그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스에도 소개되었고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6253dce4b09247fcc13955 )
이 뉴스를 퍼온 '다음 블로그'에도 사진이 올려져 있으며(이 포스팅은 왜 검열에서 제외되었을까요?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Jbk9&articleno=8522291 )
심지어 여성의 몸을 검열하기로 유명한 페이스북와 (https://www.facebook.com/jacquelinesecorart )
인스타그램에도 (https://www.instagram.com/jacquelinesecorart )
그 예술가의 계정이 있고 이미지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미지를 다음카카오만!!!!!!! 검열하고 있습니다.